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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삶에 아무런 애착이 없다고 하면서 실은 많은 것에 애착을 가진 것 같다. 올빼미형이다 보니 아침 잠이 더 맛있어서 추운 겨울에는 이불 속이 포근해 출근하기 싫고 뜨거운 물을 가급적이면 적게 쓸려고 하거나 보일러 눈금을 살피고 시간에 좇기며 바쁘게 사는 걸 끔찍하게 싫어하면서 ..
낮선 도시에 첫발을 디딜 때면 가슴이 뛴다. 몸속 모세혈관들까지 일제히 깨어나 웅성거린다. 설렘만은 아니다. 긴장과 두려움이 그보다 앞선다. 몸에 눈에 마음에 설게 느껴지는 것을 앞에 설 때면 몸도 마음도 함께 굳는다. 그 첫만남의 떨림과 긴장을 나는 사랑한다. 익숙한 것에 대한 ..
나도 그랬었고 그 친구도 그랬었다. 니가 먼저 그랬니 내가 먼저 그랬니를 따질 이유같은 게 뭐 있을까만 빌미를 줬기 때문이라는 변명은 할 수 있다만 어쨌거나 먼저 그랬던 것은 나였었고 그 친구가 그랬던 것은 행여 내가 그랬기 때문에 홧김에 같이 그랬던 것은 아닐런지... 처음 그 ..
늙었다고 누구 로맨스를 꿈 꾸지 않을 사람 있을까? 지인들도 가끔 부추기고 소개 운운 하기도 하지만 좀처럼 안 될 것이란 걸 잘 알기에 그냥 피식거린다. 스스로가 감성에 집착하다 보니 대화가 편한 사람을 만나기 어려워서란 걸 알기에 그렇다만, 이 나이가 되고서도 여전히 소녀적 ..
까마귀 밥 챙겨주는 남자 겁 많고 떼지어 살면서도 혼자 다니는 까치에게도 못 이기는 못 생긴 새 사람만큼 먹을 수 있는 종류도 많아 잡식성인데 다만 짐승의 사체도 먹고 온몸이 검은색이라서 사람들이 싫어하는 새 어디에서든 먹고 버리는 음식이 있으면 구해다 숲에 가져가서 까마귀..
어떻게 살(조금 더...) 것이며 언제쯤 죽을 것인지 계획도 예상도 도무지 가늠조차 되어지지가 않는데 나는 지금 악착같이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나 아닌 많은 사람들을 구경하노라면 참 삭막하게도 사는 것 같다 싶다가도 스스로를 돌아보면 그렇다고 내가 뭐 그리 잘 살아내고 있지도 않..
스팩이니 자격증이니 이 세상을 살아낼려는 사람들의 몸부림들이 처절하다 싶다. 첫 직업 첫 직장 소중하긴 한데 젊은 사람들이라면 아무거나 망설이지 말고 많은 경험을 할 수록 좋다고 생각하는데 스스로들 원해서 들어간 대학 졸업하고서 청년 실업이니 학자금 빚이니 하는 말들은 ..
도시 유목민의 야식 나같은 타입의 노마드 인생은(현대판 도심 유목민)결코 금수저를 부러워 하지는 않았다. 다 같지는 않겠지만 금수저 그게 뭐 그리 좋을까 싶은데 물론 금수저가 되어보질 못했으니 좋은 점을 알 턱도 없겠지만 그들이 노는 물은 내 성격상 딱 질색인지라 그냥 하는 말..
돈을 모른다는 표현은 말이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일을 하고 돈을 벌기는 하지만 돈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이(?)없었다. 가난하게 살았던 기억만 온통이었던 유년시절을 보냈음에도 돈을 잘 몰랐었는데 아마도 재주가 메주라서 자질이나 능력과 소질이 없었다고 하는 게 더 맞을 수도 있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