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나는 절절한데 니는 왜 삭막하니? 본문
어떻게 살(조금 더...) 것이며
언제쯤 죽을 것인지 계획도 예상도 도무지 가늠조차 되어지지가 않는데
나는 지금 악착같이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나 아닌 많은 사람들을 구경하노라면 참 삭막하게도 사는 것 같다 싶다가도
스스로를 돌아보면 그렇다고 내가 뭐 그리 잘 살아내고 있지도 않은 것 같으니 말이지...
절절한 그리움 하나 가슴에 품고 살면 그나마 삶의 견딤이란 게 덜 팍팍하기는 한데
인생은 60부터니 아직 팔팔하니 뭐 그딴 지랄 같은 말들이 있긴 하지만
이제 살 날이 얼마나 되겠냐고...
살 같이 흘러가는 게 절절하게 느껴지는 시간인데
뭐든 막 하고 싶고 세월이 아쉽고 그런 것들도 딱히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기껏 해봐야 10 년? 아니면 골골하면서 20년?
집안 내력상 아무리 굴려봐도 십 수 년 더 살까 싶은데 뭘 아등바등거리고 뭘 가질려고 하겠나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살기도 뭣하고 남은 인생 개떡같다 느껴지기도 한다.
뭘 살려고 하다가도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데 가격이 싸다고 꽤 좋은 물건이라고
구석구석 사다가 쟁여둘 수도 없고 언제 갈지도 모르는데 이딴 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다.
그냥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눈에 추하게만 남겨지지 않으려고 자꾸 둘러 본다.
수일동안 마구 버리고 정리했는데 몇달이 지나고 보면 어느새 주변이 또 가득(?)채워져 있곤 한다.
살면서 아무리 어려울 때였어도 단 한 번도 저축을 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 것처럼
지랄처럼 열심히 모은다...
뭐할려고 모으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지만 그냥 얼마나 더 살는지를 알 수가 없어서 그렇다.
마음 홀가분하게 여행이나 떠날 수 있을까 싶은 것 외엔 딱히 아무런 이유도 목적도 있을 게 없네...
스스로 없애버리지 못해 달래며 살아가는 이 나이의 욕심..아닌가 지꺼기 같은 희망인가...
지난 시간들의 기억때문에 달래기가 더 힘들다만
이젠 이 나이때의 육체적인 것이란 조금씩 사라져가는 게 아닌가 싶다가도
불쑥불쑥 치미는 것이 싫지만은 않은 것을 주책이고 속물이라고 해야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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