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연서 (45)
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이제야 생각이 났다. 현실이 고단하고 힘에 겨울 땐 내리고 비우고 따위도 아니고 일상탈출이라는 말로도 아닌 공간이동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임을... 나만 그런지 모르겠다만 사람들은 흔히 타의에 의해 현실에서 이탈 되어지거나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되면 탈락이나 소외감을 느..
내가 더 먼저 태어났으니 어른 맞제? 너는 착한 사람이니까 어른 말 잘 들을거잖아... 아무래도 더 많이 산 내가 먼저 떠날 터이니 언제라도 내가 부르면 냉큼 답해야 하고 남자니까 너보다 튼튼하고 겁도 전혀 없고 상처 받고 다쳐도 약도 없이 금방 잘 나으니까 나를 걱정할 일은 없을테..
한라산 둘레길 초입의 요즘 풍경 낙엽을 쓸지 않고 그대로 두니 산책길이 정겹게 느껴진다. 그가(그녀가) 은연중 지나간 말투로 십일조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종교조차 없는 나로서는 시주도 헌금도 상관 없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일 뿐, 일생 단 한 번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수도원 도..
혼자 라는 것은 혼자 산다는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외로운 게 좋아서 혼자 사는 것이다...나는... 외로운...외롭다는 게 좋을 리야 있겠냐만 어쩔 수 없으니 이마저도 즐겨야지 어쩌겠는가? 혼자 있으면 심심해서 못견뎌하는 사람이 외로워서 못 살겠다고 하는 것이지 나 처럼 혼자서도 ..
한밤에 날아온 글 한 줄 상현아! 아푸다...자꾸 눈물이 난다... 나처럼 늙어가던 어릴적 친구가 마음이 너무 아프다면서 글로 찾아왔다. 내가 있어서 고맙고 다행이란다... 누군가가 감언이설이든 완력으로든 저를 어디로 훔쳐가줬으면 싶다고... 단 하루도 살아있음의 행복을 느껴본 적 없..
뜬금없이 시작된 산림청 숲해설가 직무교육에서의 청소년 폭력방지와 게임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프로그램 기획 내맘대로 만드는 오죽 단소 재료 선별과 다듬기 과정 때죽나무와 열매의 씨앗으로 만드는 목걸이 팔찌 자연 그대로 생긴 으름덩굴로 몽당연필 목걸이 만들기 나는 무얼 ..
가로로 스무 칸 세로로 열 칸 이십 곱하기 십 해서 생겨나는 게 이백자 원고지다. 세로로 놓고 쓰기도 했지만 가로로 놓고 쓰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원고지 가로로는 밭이랑처럼 칸과 칸 사이의 여백의 줄이 있었다. 그 줄은 행과 행 사이의 간격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만약에 그 '간격..
바람이 지나간 모습인 듯 파도가 올라오던 소리인 듯 긴가 민가... 보셔요 하늘 끝 울고가는 바람의 춤을 검은 눈망울 붉은 입술 휘휘 감기운 장삼자락에 보일 듯 말듯 이슬방울 한허리 돌아서며 깊은 한숨 몰아쉬고 중모리 중중모리 잦은 가락에 두 발끝 모두고 합장인양 모은 손엔 가득..
그사람 좋은 사람이기를... 단동 압록강에서 배를타고 강의 딱 절반까지만 갔던적이 있습니다 물놀이를 하기엔 좀 썰렁한 날씨임에도 똑같은 수영복에 한결같은 튜브를 허리에차고 파랗게 질렸을 입술을 한 아이들이 강가에서 노니는 모습을보고 아들넘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엄만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