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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무엇이? 누가 그랬을까? 숲 속에서 사슴벌레의 사체들을 발견했다. 개미들이 연신 움직이고 있었고 사슴벌레들은 이미 껍데기들만 남아서 뒹굴고 있다. 겉껍질이 아주 딱딱해서 사람의 손으로도 쉽게 부숴지지 않을 정도인데 무참하게도 조각난 채로 버려졌다. 삶은저리도 치열하구나 ..
조금싹 변해가는 모습들 처음의 열정이 식고 관심이 줄어들고 고마움이 일상이 되고 눈빛과 말투가 심드렁해지고 아름답게 보이던 것들이 시시해져버리는 결코 처음처럼 한결같을 수 없는 변하기 마련인 그것 친구 하나를 또 잃었다 삶에 시달려 놓쳐버린 그녀의 아리땁던 모습을 떠올..
참 멀기도 하여라 쉼없이 걷고 또 걸어도 귀착지는 보이지 않고 오랜 여정에 남루해진 육신 길이 끝난 그곳에 훌훌 벗어던질 껍데기 눈이 침침해 그림을 놓고보니 또 관절이 말썽이라 운동도 아슬아슬 이노므 기타는 언제까지 하려나 싶네 삶이란게 결론 없는 과정인게지 쥐었다 놓는 과..
구로 디지털역 앞 번화한 거리 약속이 있어서 일찍 전철역 출구를 빠져나왔더니 입구에서 여성들이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다. 누구나 그렇듯 내게 소용이 닿을만한 광고도 없을테지만 저 여인네들 또한 살아가는 한 벙법일테고 도와주고(?)싶은 사람이든 아니든 돈 드는 것아니고 내 시간..
삶이란 게 어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연습이었던 것처럼 다시 시작해서 잘 해볼 수 있을 것이며 지난 생 이번 생 다음 생 같은 게 상상 되기나 하랴, 지난 생은 도통 기억해 내지를 못하니 있었던 것인지 없었던 것인지조차도 알 수 없고 이번 생은 아직은 진행 중이었든 어쩄든 제대로 ..
내가 여태 나인 이유는? 내가 여태 나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이걸 다행이었다 라고 말해도 될까? 내가 여태 나로 머물러(?) 있었던 이유는 시작하면 아주 단디(^^)해야 하기에 시작을 못한 채 고마 이만큼 살아와삤따... 좋게 말하면 세심하고 정확하게 라고 말 할 수 있을테지만 달리 표현하..
그루터기의 도장지처럼이든 죽은 줄 알았던 나무의 맹아지처럼이든 아등바등이나 발버둥까지야 아니겠다만 그냥 흘러가지는대로 대충 살까 싶기도 했었는데 한 번만 더 괜치않게 설쳐볼까 싶기도 하다. 강제해서 유배하려던 제주섬에서 내쳐 살자 그랬다가 이왕지사 서울로 왔으니 사..
나는 아직도 스스로의 무덤에 항거하여 새로운 의지와 행동을 마련할 역사에 대한 최후의 호곡을 하는 것이다 --- 전광용의 초혼곡 중에서 --- 그러나 난 여태껏 단 한번도 그처럼 통곡을 해본 적이 없었다. 줏대 없는 왜소하고도 소극적인 자기 비굴에 대한 내 스스로의 넋을 부르는 통곡..
인생은 그때 그때 하나하나 깨끗하게 청산하며 살아갈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미결로 밀어가며 죽는 시간에 이르러서야 그냥저냥 절로 결말이 나게 하는 것이 더 옳은 것은 아닐까? 뭇사람들이 곧잘 말하곤 하는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면 된다는 말과 일맥상통 하는가 비우기 까지는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