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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이승환 작가의 책 제목이 '거친 밥 한 그릇이면 족하지 않은가' 라는 게 있다. 분식집 같은 곳 또는 허름한 듯 조그만 식당 구석 한 켠 등 돌린 채 허겁지겁 밥을 먹는 사내 하나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즘 다소 괜찮아지긴 했다지만 여전히 혼자 사먹는 밥은 괜시리 주인에게 미안한 것 같고 다른 여럿이서 먹는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게도 된다. 나 역시 한평생을(^^) 혼자 사먹는 밥이 많았기에 식당엘 가면 구석진 자리를 찾게 되거나 일부러 식사시간이 끝날 무렵에 가곤 한다. 한 번 갔던 식당이 혼자 가도 덜 미안하다 싶은 곳이면 계속 가게 되고... 떄론 먹고 싶거나 떙기는 음식이 있다손 가격이나 맛은 둘 쨰로 칠 수 밖에... 오늘 마트에서 김치를 샀다. 재래시장이 없는 곳이라 좀처럼 김치를 사먹지 ..
한새벽불을끄고살며시몸을눕혀가슴에두손을올리고두눈을뜬채가만히어두워진천장을응시한다 오른손은배위에왼손은가슴에다두고죽은자의모습처럼반듯이누워자는습관을평생해왔었는데언 제부터였을까뒤척이며가는꿈을꾸고선잠에서깨기를반복하면서방금꾼꿈속에서조이건꿈일것이 다라는걸자각하곤이내꿈속에서빠져나와버리게된다가끔은그꿈이좋아다시꾸고싶어잠을청하면 서깬그꿈을이어갈려고한다기억속의사람이나타났을때인데설핏든잠속에서이어서꾸게되는꿈은 마치개꿈처럼뒤죽박죽이되어깬아침이되면도무지제대로의이야기도기억도되질않는다마치여러 사람들이이어서쓰게되는릴레이소설처럼되어져버린다완벽한컨디션으로하루를보낼수있는날이 점점줄어드는것을체감한다사소한이상징후같은몸상태가늙어감을알리는것같다잇몸에작은탈이 나거나속이쓰리거나손가락의상처같은일들로며칠고생하는데언제나처럼마인드콘트롤을총동원 하고조심을하여꽤큰탈이..
비 내린다 가방을 들쳐 메고 신발끈을 단단히 동여 메고 집안을 둘러본다 베란다 쇠고리를 잠그고 가스밸브를 내렸던가 다시 한번 더 확인하고 전기 스위치는 껐는지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단속을 한다 나는 까탈스러운 사람인가 집을 나서니 살아있음이 괜시리 다행스러워진다 마른 수목에 생기돌 듯 잠 시맞는 비 머리와 어깨에 떨어지니 나도 덩달아 생기가 도는 듯 하다 싫어서도 애써 바쁘게 살지않는 삶 오랜시간 아무도 물어오지않는 안부 걸어본 지 오래라 기억하던 전화번호도 점점 없어진다 새가슴같은 내속에 풍덩 빠져버릴 듯 설쳐대던 묘한 바람조차 잦아든 듯하니 차라리 나조차도 다행스럽다 정말로 허황스러운 몸짓일랑 털어내고 웃으면서 오래 같이 살고싶다고 말 할 사람은 비떨 어지는 강물속으로 걸어가버렸던가 무릎사이..
가끔 아주 가끔 오래 전 지인에게서 전화나 연락이 온다. 그들도 나처럼 삶이 무의미해서거나 사는 게 팍팍해서 이도저도 아닌 그저 별 소중한 인연이 아니라서 등의 이유로 잊고 살다가 무심코 들여다본 휴대폰의 주소록에서 발견한 이름이었거나... 언제는 그랬었긴 했겠냐만 내가 밝은 기분이 아니고 즐겁지 않을땐 아무에게도 연락은 않거니와 소통이나 만남도 하질 않다보니 알고 지내던 지인들과도 점점 멀어지고 전화번호도 저장된 상태로만 사용하다보니 전혀 기억이 나질 않게된다. 사람들은 휴대폰을 줄곧 들여다보며 생활한다고들 하는데 난 그마저에도 그닥 관심이 없다 눈도 아픈 탓이지만 오랫동안 들여다볼 것도 딱히 없고 전자기기 같은 걸 좋아하지 않는 탓이기도 하다 게임이나 오락 같은 것엔 도통 관심이 없고 취미생활도 바깥..
지금 떠나면 뭔지는 모른 채 조금은 아쉬울 것도 같다만 그닥 미련이나 아까울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괜찮을 법도 한데 나쁜(?) 습관 따위는 고치려고 애써 노력을 한다 새벽의 거리를 나서면 이 지랄같은 세상인데도 놀랍도록 평화롭다 밤 새 잠자리에 들지 않고서도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려고 애를 쓴다 전형적인 올뺴미형이라 밤잠은 없이 아침잠이 달콤한데 직장에 있을 떄나 없을 때나 한결같다 늙어서라는 또는 은퇴를 했다는 핑계를 댈 수도 없는 지금의 나이 혼자 살면서도 중천에 해가 떠오를 때까지 돼지처럼 잠만 자는 인간으로 보여질까 봐서다 누구 볼 사람이 전혀 없는데도 말이지 하긴 중뿔 날 것도 없으면서 어쩌면 난 평생을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살았을게다 값비싼 물건도 귀금속도 재물도 아닌 것들을 버리지도 못한 채 ..
더는 올빼미처럼 살고싶지 않아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로 작심을 했다. 수일 째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원래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서인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게 맞지 않기도 한데 일을 가지면 언제 그랬냐는듯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절대 지각 같은 건 한 적이 없다. 변덕인지 환경의 변화에 바로 적응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그래서인지 지금의 나태 때문에 나중에 가져야할지 모를 성실(?)따위의 변화에 별 고민이나 염려 같은 건 하지 않는다. 오늘부터 밤 열두시엔 잠자리에 들어 졸릴 때까지 책을 읽기로 작정했었더랬다. 이사하면서 고심 끝에 버렸던 백 여권의 책 속에서 예전 관심가지고 종종 읽었던 모여러류 작가의 책은 끝까지 버리지 않고 가져왔었는데 뉴스거리에 자주 등장하고 정치에 ..
눈시울 붉어지는 거 나이가 들어가니 참 좋다 누구 앞에서 운다는 건 쉽지 않을테고 그냥 혼자 있을 때라도 그럴 일 생겼으면 좋겠다 나도 누군가에게 애틋하고 눈시울 붉어지게 만들어주고 싶다 내 슬픔 등에 지고 가는사람 아니라 누군가의 슬픔을 내 등에 지고 가고 싶다 더는 내가 나로 인해 슬픔이 슬픔 아니게 만드는 사람이 되어 산다는 게 슬프다...
외국의 유명 음악가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은 쟈클린의 눈물이라고 하던 기억이 난다. 그 첼로의 음악을 들어보면 누구라도 쟈클린의 슬픔이 느껴질 것 같다. 이젠 점점 글에 대한 애착도 옅어지고 쓸려고 생각했던 내용도 금방 잊어먹곤 한다 언젠가는 다 저절로 사라지거나 내 기억이 오롯이 살아있을 때라면 없애고 떠나야할 글들 내가 좋아하는 노래나 음악은 다 슬픈 음색이거나 우울한 멜로디와 가사 뭐 나도 개그나 코미디같은 티비프로도 가끔 보긴 한다만 뭐든 슬프고 조용하고 감미롭고 뭐 그런 류를 좋아하는 것 같다. 한바탕 배를 움켜쥐고 웃어제낄 그런 것보다 차라리 눈물혼을 쏙 빼거나 절로 눈물 한방울 촉촉해지는 그런 기분이 좋은 것은 성격 탓이려나 사람이 밝아야 행복해지기도 한다던데 그래서 난 행복같은 거랑은 ..
여행은 끝났다 히말라야 인도 산티아고 그곳을 좋아했고 또 가려던 것은 누군가를 대려가서 보여주고 싶고 걷게 해주고 싶었을게다 이젠 가기 어렵겠지? 아마도... 지랄같은 이 바이러스 떄문에 예전처럼 돌아가기는 틀렸을 것 같다 왜 난 악착같지 못했을까? 그랬어야 했는데 게을렀고 허허실실 했었다 유년시절부터를 기억해봐도 별 노심초사 없이 잔장난처럼 살아온 것 같애 중딩 때 국어시간에 쥑사하게 얻어터졌던 기억이 나는데 짝꿍이랑 함께 만들던 노트가 자질구레한 시나부랭이랑 유행가 가사 그리고 낙서 그 노트의 제목을 바로 장난이라고 지었었다 그 교사를 지금도 진정한 교육자였다는 생각은 안 하지만 어쩄든 반 친구들처럼 세상의 모든 다른 사람들처럼 살지 않았던 게 일부러 그랬던 것 같다 다르게 보이고 싶었고 다른 방식으..
지금 거신 전화는 고객의 요청으로 당분간 ... 아픈 것일까? 잘 지내고 있을까? 2018년9월 돌이켜보니 나는 참 몹쓸 사람이었다. 아무것 보잘것 그닥 어려운 것이 아닌 것을 한편이라고 믿고 사는 가까운 사람의 간절함을 세상에 몇 없는 내편이 되려는 사람의 희망을 모른척했었다. 아니 그떈 전혀 생각지도 못했었다. 생색처럼하는 말 한마디로라도 건네지 못했으니 예전 결혼생활을 졸업할 ,당시 그 친구에게 마지막에 하고싶은 말 하랬더니 건너오던 충격적인 그말처럼 내가 해주고 싶은 것만 해줄줄 알았지 정작 상대방이 원하는 것은 해주지 못했었다. 삶을 다 하는 그날까지 두고두고 미안할 그날 그 떄가 내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 후회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