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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여행이 끝나고

까미l노 2020. 9. 22. 02:24

여행은 끝났다

히말라야

인도

산티아고

그곳을 좋아했고 또 가려던 것은

누군가를 대려가서 보여주고 싶고 걷게 해주고 싶었을게다 

 

이젠 가기 어렵겠지?

아마도...

지랄같은 이 바이러스 떄문에 예전처럼 돌아가기는 틀렸을 것 같다

 

왜 난 악착같지 못했을까?

그랬어야 했는데 게을렀고 허허실실 했었다

유년시절부터를 기억해봐도  별 노심초사 없이  잔장난처럼 살아온 것 같애

 

중딩 때 국어시간에 쥑사하게 얻어터졌던 기억이 나는데

짝꿍이랑 함께 만들던 노트가 자질구레한 시나부랭이랑 유행가 가사 그리고 낙서

그 노트의 제목을 바로 장난이라고 지었었다

 

그 교사를 지금도 진정한 교육자였다는 생각은 안 하지만

어쩄든 반 친구들처럼 세상의 모든 다른 사람들처럼 살지 않았던 게 일부러 그랬던 것 같다

다르게 보이고 싶었고 다른 방식으로만 살고 싶어서였을까

 

줄곳

꽤나

나 아닌 타인들과는 사뭇 다르 게 살은 게 맞다

지금도 평범은 아니게 사는 것 같고

 

혼자 살아도 옆구리 시린 적 없어서 외로움 같은 것도 못 느끼는걸 보면

여늬 사람들과는 다르게 사는 별종이 맞기는 한가 싶다

 

이렇게 블로그라는 곳을 알게되어 가끔 글나부랑이 끄적거리는데

언제나 머리 속을 맴돌던 것을 쓰려고 작정했다가

막상 쓰기 시작할 때면 쓰려던 내용이 제대로 생각나지 않는다.

아무렇게나 마구 쓰고선 다시 읽어보고 수정해야겠다고 마음 먹는데

한 번도 제대로 수정하질 않은 것 같다

 

늙어가니까 미안한 것만 생각나고

누구에게였든 잘해주지 못해서였고 이제는 자의든 타의든 다들 멀리해버려서 더 그런 것 같다

운동을 매일 하기는 한다

사내라서인지 살면서 거울 볼 일 뭐 있었으랴만

요즘에 와서는 이제서야 자주 거울을 들여다 보는데

흰머리와 점점 처지는 근육들이며가 서글퍼져서일테지...

 

피부에 기름끼(?)없어 거칠은 편인데도 매일 샤워를 한다

까칠하고 까탈스러운 성질머리 탓이긴 한데 혹시라도 몸에서 노인내 날까 싫어서이다 

갈 때

나 떠나서 알 수 없을 때라도

흉스럽기도 싫고 꼴값은 아니 떨고 싶어서이다

 

지금 내 나이가 괜한 사람들이 곧잘 말하는 인생 60부터니 뭐니 하는 딱 그맘 때쯤인데

뭘 더 해서 뭣하겠으며 미래니 노후니 심각하게 생각해봐도 별스럽다 싶은 건

그래봤자라서 이기도 하지만 이젠 그냥 다 무의미해진다

 

혼자라서 쓸쓸하거나 외로웠을까

그래서 아무런 책임감이 없어서 아니 행복했던 것일까

홀가분한 건 다행인 것일까

 

아직 완전히 다 버리고 내려버리진 않았다만

이렇게 사는 건 꾸역거리는 건 아닐까

 

왜 사람들은 떠나고 나서 누군가 아무도 울어주지 않는다면 서운해 하는 것일까

명예나 부를 남기고 요란하게 떠나는 사람들 아니라도...

나는 안 그럴까

 

자는 잠 속에서 홀가분하게 떠나지면 평온해질까

만약 오늘 나에게 그런 행운이(?)주어진다면 지금 나는 마음이 편한가

자꾸 돌아본다

무엇 떄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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