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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으름덩굴 생태공예 이렇게 만들어 놓고 보니까 데이트하는 할배랑 할매로 보였다. 평생 처음일까? 아니면 처음으로 둘이서 시이소오를 타보면서 어떠냐고 묻는 할배에게 쑥스럽고 부끄러워서 고개 숙이고 외면하는 할매의 모습이 되어버렸다. 키만 훌쩍 큰 비쩍 마른 할배랑 밭일을 많이해 허리가 구부러진 지고지순한 할매 부디 저 할배가 평생 가부장적이었던 남자가 아니었었고 할매는 평생 무조건 순종만 하고 살지는 않았었기를... 그대 지금 곁에 누군가가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인가? 그대가 진정 아껴주는 사람인가? 버려야(?)하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아닌가? 코로나 때문에 온 세상이 뒤숭숭이다 얼마나 잘묵고 더 잘 살기를 바라겠는가? 그럴수나 있을까? 오늘이라는 이 오늘이 두 번 다시는 오지 않는 바로 그 오늘이 될 수..
이별에는 좋은 이별과 나쁜 이별이 있을테고 준비없이 맞게된 이별과 누군가의 눈에 눈물 흘리게 만든 이별도 있을 것이다 헤어질 거라면 좋은 이별을 하고 헤어질 운명이라면 차라리 스스로의 눈에 눈물이 흐르게 하는 이별이 먼 나중에라도 안타까움이 덜 하게 되리라 생각된다. 다양한 핑계와 변명이 있다손 이별하는 것보다 못한 만남을 지속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헤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이별도 있을 것이다. 나의 이별은 죽어도(?)헤어짐을 원치 않았던 사람에게 단 한 번 슬픔을 남긴 이별을 통보했었던 적이 있었고 상대가 먼저 내게 이별을 고할 수 있게 기다려 주었던 경우가 있었다. 상대가 먼저 고할 수 있게 해줬다는 이별이라는 표현이 다소 의뭉스럽긴 하지만 이별의 낌새나 예감 같은 걸 느꼈다거나 진심으로 사랑하지 ..
세상에 와서 단 한 번만 사랑을 한 사람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잘 생겼든 못생겼든 명예가 있든 유명하거나 극히 평범한 사람이든 세상사람 누구든 제대로(?)사랑을 한 사람이라면 정말로 사랑을 하는 사람이고 입 밖으로 내뱉었던 사랑에 대한 약속을 지킨 비겁하지 않은 사랑을 하는 사람이다 태어나서 단 한 번 오직 한사람을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처음 했던 사랑에 대한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고 다시 사랑을 하고 그 사랑에 대한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은 비겁한 사랑이 아니라고 해도 된다 사회적인 동물이어서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잘 기르고가 약속은 아니다 세상사람들에게 고하면서 혼인서약을 하고 누구에게나 인정을 받는 결혼식을 하고 가정을 이룬다고 사랑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사는 것일까? 한자식..
날갯짓으로 제 흔적을 지우고 날아가던 새들은 아주 오래 산 늙은 새들은 새들은 죽어서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 그 많던 새들은 어디로 숨어들어 죽을까? 새가 살던 집은 보여도 새들의 죽음은 보이지가 않네 지느러미로 흔적을 숨기고 사라지는 물고기의 눈으론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깜빡이지도 않거니와 눈동자도 움직이지를 않는다 해서 눈 높이를 맞출수도 눈맞춤을 할 수 조차도 없다 사람은 눈을 쳐다보면 슬픈지 행복한지 무심한 눈동자가 아니면 일 수가 있는데 물고기의 눈을 보고서는 도무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물고기는 늙으면 아마도 그냥 다른 물고기에게 잡아먹히는 것일까? 내게로 와준 사람이 참 고맙다 내게로 와줬던 사람이 내가 싫어 떠날 때까지 내게로 왔던 사람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아주 많이 죽을만큼 미..
무연 비의 무관심 무덤덤해지고 시시껄렁한 세상의 모든 것들 그래도 살아있으니 저쪽 보다는 이쪽이 더 나아서일까? 시간은 살같이 빠르게 흘러가고 나는 이제 드디어 그때 그토록 싫어했던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버렸다. 누가 나를 어르신이라고 불렀다. 누가 나를 할아버지라고 부르든 누가 나더러 늙었다고 하기도 전에 내 스스로 늙은이라고 칭해버리기 시작했다. 잘난 구석이 없어서일까 그냥 차라리 젊었을적 때보다 늙어져버린 지금이 홀가분하다 컴퓨터가 버벅거리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결을 봐야했었는데 그닥 중요치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냥 포기해 버리니까 그게 더 마음 편해진다. 점점 내 안으로만 들어가게 되는 나이일까? 그냥 좋아하는 일을 손에 닿인 채 멍하게 살아간다. 누가 나를 알아봐주지 않아도 그만 그때 그..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출세 권력 부 명예 뭐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서라도 인간이 가진 희망 욕망들 중엔 대게 네 가지가 있을 것이다. 범인들이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하려는 게 먹고 싶은 것을 먹는 행위가 가장 많을 것 같고 하고 싶은 것을 못하거나 더러 하는 욕망이 그다음이겠고 갖고 싶은 것과 가고 싶은 곳에 대한 갈망은 죽을 때까지 늘 가지고 살지 싶다. 실제로는 가장 쉬운 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일 텐데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스스로의 틀에 얽매어 하고 싶은 대로(?)하면서 삷지 못하게 되었을 것 같다. 이 저런 이유와 핑계를 만든 것은 스스로이고 그 틀 속에 갇히거나 크게 보잘것(?) 없는 같은 범주의 무리 속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다가 평생 하고 싶은 것을 ..
살면서 몇 번의 실패를 했을까? 아니 단 한 번도 성공(?)이란 것을 했던 것 같지 않았으니 무수히 많은 실패를 했을 것 같다. 그런데 난 실패를 했던 것 같은 기억이 별로 없다. 성공을 하려고 애썼던 기억이 없으니 당연히 실패를 했던 기억도 없을 테지 뭐, 열심히 살기도 했던 것 같고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온 것 같은데 성공이나 뭐 잘 될려고 많은 노력을 한 기억도 없고 아등바등이나 악착같은 그런 적이 없었고 오히려 성공을 위해서라면 게을렀던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좋아하는 일 다른 이의 부탁에만 어느 정도 부지런했었지 정작 돈이 되거나 성공할 수 있을법한 일에는 무척 게을렀던 게 사실이다. 그랬으니 실패한 인생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스스로 생각해봐도 좀 궁색한 핑곗거리를 찾은 것 같다..
한라산 둘레길 동백 구간 입구 안내센터 내가 근무하는 곳이다 토요일엔 사려니 숲에서 근무한다. 다시 또 이제부터 근 2년 만에 다시 서귀포 숲으로 돌아왔다. 살아낸 세월도 쳇바퀴는 아니겠지만 헛바퀴처럼 돌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반기는 이 없는 곳으로 갔다가 다들 잘 왔다고 어서 오라고 뭐하러 갔었냐고들 한다. 역시 내가 있을 곳은 숲 속이다. 나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곳을 버리고 유랑 성에다 갑작스럽게 변하는 환경에도 곧잘 적응하던 것만 믿고 그토록 싫어하던 서울 땅을 다시 밟았드랬으니... 이제는 숲에서 살아야겠다. 그냥 나무를 부둥켜안으며 풀이랑 나뭇잎 냄새나 맡으면서 마주한 채 눈 흘기던 멧돼지랑 짝짓기 하는 노루들 울음소리 나 들으면서 예서 살련다. 나만큼이나 어리숙한 녀석들이 통로 ..
기억에 없다. 하도 노란민들레들만 오렛동안 봐왔었기에 언제 하얀 민들레를 본 적이 있었던가 싶기도 하다 제주도에서는 장아찌를 그냥 '지'라고 표현하는데 육지처럼 된장이나 고추장이 버무려진 장아찌는 잘 없다. 지인이 담궈 보내준 하안 민들레 지를 먹어봤는데 아주 쌉싸름하다 난 고추장과 젓갈을 넣은 민들레 김치를 좋아한다. 선호하는 김치가 고들빼기김치 민들레 김치 들판에서 보라색으로 자라는 쪽파를 섞은 조선 토종 갓김치 열무김치 등인데 직접 담가보고 싶기도 하다 이 녀석들만 보면 괜스레 심쿵해지는 건 왜일까? 예덕나무의 새 잎이 나올 땐 어김없이 선연한 붉은빛이다. 언젠가 티브이에서 성인병 때문에 예덕나무의 껍질을 벗기러 다니는 사람을 봤는데 예덕나무의 껍질이 효과가 있는 모양인데 글쎄 요즘엔 살기가 좋아져..
문자가 왔나 보다 또 그렇고 그런 홍수같이 쏟아져 오는 홍보성 광고성 문자려니 여권 만료일이 다가오니 갱신하라는 문자다 마지막 갱신할 때 10 년으로 꽤 넉넉하게 여유를 뒀었는데 갱신 후 새 여권으로 바꾸고 나서 한 번도 사용을 안 했었는데 어느새 1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티브이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시한부 선고를 받았거나 나이가 아주 많은 환자들의 인터뷰 그들이 가장 후회하는 첫 번째가 가 보고 싶었던 곳을 미루기만 하다가 영영 못 가게 되었다는 것 여유 같은 게 없어서 못 가다가 막상 여유가 생기고 나선 언제라도 갈 수 있어서 조금씩 미루기도 했다는 것 그러다 이제는 코로나 때문에 아예 포기를 하게 되었다. 그때 내가 외국을 여행 다녔던 것은 여유는 커녕 오히려 최악의 상태였다고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