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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오래된 기억

까미l노 2020. 11. 12. 14:33

가끔 아주 가끔 오래 전 지인에게서 전화나 연락이 온다.

그들도 나처럼 삶이 무의미해서거나 사는 게 팍팍해서

이도저도 아닌 그저 별 소중한 인연이 아니라서 등의 이유로 잊고 살다가

무심코 들여다본 휴대폰의 주소록에서 발견한 이름이었거나...

 

언제는 그랬었긴 했겠냐만 내가 밝은 기분이 아니고 즐겁지 않을땐

아무에게도 연락은 않거니와 소통이나 만남도 하질 않다보니 알고 지내던 지인들과도

점점 멀어지고 전화번호도 저장된 상태로만 사용하다보니 전혀 기억이 나질 않게된다.

 

사람들은 휴대폰을 줄곧 들여다보며 생활한다고들 하는데 난 그마저에도 그닥 관심이 없다

눈도 아픈 탓이지만 오랫동안 들여다볼 것도 딱히 없고 전자기기 같은 걸 좋아하지 않는 탓이기도 하다

게임이나 오락 같은 것엔 도통 관심이 없고 취미생활도 바깥이거나 공예같은 것들이라

문명의이기라고 해봐야 손에 들고 사용하는 공구 정도랄까...

 

치매 같은 걸 염려할 나이가 된 것도 같은데 잊어먹은 기억들도 더러 생기고 건망증 같은 것도 늘었다.

그러면서 어떤 전화번호나 주민등록번호 같은 것을 39년 넘게 기억하는 것들도 있다.

평소 전혀 사용하지도 않는데 기억에 남아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기억이 생생해야 할테다

떠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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