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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예덕나무 잎사귀에 애벌레들이 무수한 구멍을 뚫어놓았다 숲에다 들깨 씨앗을 파종했더니 사방에 깻잎향이 퍼진다. 그런데 사람보다 먼저 알아보는 놈들이 있나보다. 아마도 살아낼려는 애벌레들의 몸부림이었 터인데 가위질 보다 더 섬세하게 그 작은 이빨들로 갉아 먹은 흔적이 남았..
밀어내기는 했었다만 내 먼저 사람을 버린 적은 없었다고 믿었다. 언제나 자기 합리화를 한다는 게 사람의 심리라더라만 밀어낸거나 버린거나 다를 게 뭐가 있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참는다는 것의 내면엔 의연함과 비겁함 두가지가 언제나 다툼을 하는 것 같다. 못 이겨서 못 참아내..
"행복해지는 것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그보다는 삶을 열정적으로 살고싶어요,위험한 일이지요...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절대로 알 수가 없으니까요." '불쌍한 사람 만족이란 걸 맛본 적이 없는거야. 분명 슬픔과 회한에 젖어 삶을 마치게 되겠지.' 파올로 코엘료가 쓴 '불륜'의 ..
싸움을 잘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던 적이 살면서 참 많았었다. 그렇게 된다면 세상의 나쁜 사람들을 모조리 혼내 주고 싶었던 상상 혹여...나를 아는 세상의 몇몇 사람들은 전혀 모를 수도 있을 내 안의 욱! 하는 성질 저 놈이 진짜로 싸우자고 뎀비면 어떻게 하지? 채 삼 분도 못 ..
Jay Price - Montmartre 간절히 소망하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그게 기도였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종교도 없고 기도를 어떻게 하는지도 제대로 모르는데... 간절히 원하는 게 있으면 그때부터 맹렬히 원하기 시작하면서 잠이 들면 꿈을 꾸기도 하고 매사 원하는 것인 그쪽 방향으로만 가려는 ..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진주 수복빵집의 찐빵 속담에 시비 걸려는 건 아니지만...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 오늘 겨우 한 길 내 속을 들여다 본 적도 없는 사람에게 들은 것 같은 느낌 아니 땐 굴뚝에는 연기가 날 수 없다 같은 속담은 시시비비 할 일조차 없을 ..
내 삶을 풍부하게 해준 것은 여행과 꿈이었다 . <영혼의 자서전> 니코스 카잔차키스 빵빵하게 각을 세운 책가방 속엔 언제나 서너 권의 소설책만 가득했었다. 하숙집이 하필 여자고등학교 올라가는 골목길에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었다만... 걸핏하면 낙제생이었던 놈의 핑계거리에는..
도서관? 언제 적이었지? 아마도 수 십 년은 족히 지난 초딩 때 가봤던 기억일 뿐, 마른 몸뚱아리에 꽤나 탈이 생겼을때랑 대충 추스리고 나서 멀리 시내의 서점에 가서 책을 잔뜩 사 오는 것을 보고선 사무실 동료가 책을 빌려서 읽으면 되지 않느냐는 말을 하더라만... 맘도 시간도 편하게..
주면 주는대로 먹고 싶지는 않다. 개새끼도 아닌데 주면 주는대로 잘 먹는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짜거나 맵거나 향신료가 취향에 맞지 않거나 시거나 달거나 등등 입에 맞지 않으면 맞지 않다고 말해야 하는 건 아닌가? 주면 주는대로 잘(?)먹지 않으려면 안 주고 싶기도 하겠지만 입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