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비겁한 나를 위한 밤 기도 본문
Jay Price - Montmartre
간절히 소망하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그게 기도였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종교도 없고 기도를 어떻게 하는지도 제대로 모르는데...
간절히 원하는 게 있으면 그때부터 맹렬히 원하기 시작하면서
잠이 들면 꿈을 꾸기도 하고 매사 원하는 것인 그쪽 방향으로만 가려는 몸부림을(?)하곤 한다.
그렇다고 내가 뭐 매사 뭐든 간절히 원해서 늘 이루어졌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언제나 내 방 창가에서 서성이다 가는
조그만 돌맹이라도 하나 던져 신호를 하지도 않고
내방 창에 불이 꺼져있든 환하게 켜 있든
내가 방에 있었을 때라도 창밖에 누가 왔는지 왔다 갔는지 조차도 알 수 없지만
나는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그림자의 흔적을 본다.
측은지심이리라...
나를 위한 밤 기도를 소리 없이 나의 뜰에 와서 하고 가는
턱 없이 믿어버리고 싶은 영원한 내 편일 사람의 그림자 흔적 하나
그러면서도 나는 살아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수시로 잊어버리는
그러지 말자고 하면서도 지금의 내 삶이 세상 그 누구의 고달픔보다 더 한 듯 할 때마다 곧잘 잊어버리는
누구보다 더 하고 싶은 내 기도는 언제나 개뿔...
그렇다고 행복을 모르는 내가 잠시라도 행복해졌을 땐 줄곳 기도라도 생각했을까?
고달픈 지랄들은 어차피 닥쳐올 바에야 한꺼번에 와버리는 게 지나고 나면 잘 된 거다 싶기도 하다만
잠시 고달플 때 잊어버리는 이 비겁함이란...
겨우 오늘밤도 안녕히라고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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