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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태풍에 쓰러진 대형 편백나무들을 잘랐다. 기계가 없어 세로로는 자를 수 없어 가로 동강을 내어 실내에 두었더니 그야말로 편백의 향에 갇혀버린 셈이 되었다. 러시아 학자 파이톤이 발견한 사이드 라는 물질을 죽이다 라는 뜻이 합쳐져 파이톤 사이드가 피톤치드로 불리어지는,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준다는 말이나 사랑하니까 헤어진다는 말 젊었을 적엔 절대 그건 안 될거라는 생각으로 살았었다. 무슨 이해득실 때문도 이기심 때문도 아니고 오직 사랑하고 있어서 보낼 수 없다는건데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지 어떻게 맨정신으로 헤어지냔 말이다.... 물론 그 ..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지치고 힘든 사람이여 그대 외롭기도 한가 나도 맨날 외롭고 쓸쓰라기는 하지만 외로움은 잘 모르겠소 새벽 깬 아침시각 포근한 이불 아래에서 그냥 오늘일랑 땡땡이 칠까 더 자고 싶은 맘도 잠시 출근하면 즐거울(?) 일들이 기다리니 벌떡 일어난다오 퇴근을 하면..
대서양을 바라 보는 세상의 끝 산티아고 피니스테레 난 신기한(?) 눔이라는 소리를 듣는 눔이다. 도당췌가 이해가 되질 않는다는 말도 듣는다. 조심성도 많고 꼼꼼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온 몸에 상처는 끊이질 않는다. 소심한데 무지막지한 사건(?)을 몇 번 일으키기도 했다. 지독히 내..
아무런 대책도 없이 어쩌려고 사는 사람 있을까만.... 그런데 나는 지금 대책이나 있는 것이며 대책을 위해 살고는 있는 것일까? 낮에도 일 하고 밤에도 일을 하는데 곰곰 생각해봐도 곰은 떠오르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한 것인지 일이 있을 때 열심히 살아야해서 이러는 것인지 내가 나 자..
숲이 비요일이다. 숲은 비요일이고 내일도 어제도 오늘도 비요일이었는데... 나무를 말릴 수가 없다. 작은 작업실 안 가득찬 편백나무 조각들에서 뿜어 나오는 파이톤 싸이드 아침에 문을 열면 편백 향이 환장하게 진하다.... 송진이 오랜 시간동안 굳으면 보석인 호박이 된다던가? 피톤치..
오늘 울적 센치멘털 하기로 작심 되어진 날 내가 사랑하고 살아 있음에 평화로운 사색의 자유를 느끼며 고마워하는 해 떨어져 가는 저물녘부터 사위가 쥐 죽은 듯 고요한 캄캄한 새벽 시간을 포기하기로 한 날들이 3년이 흘렀다. 하루 18시간 비록 힘 들고 고된 노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
정신 똑 바로 박힌 여성을 좋아한다지만 정신 똑 바로 박힌 여성이라면 쳐다도 아니 볼 정신 줄 놓아버린 여자 아닌 다음에야 좋아할 구석 백에 한가지 정도 겨우 자존심이랍시고 움켜쥐고 사는 다시 태어나고 싶지도 않거니와 좋았던 때가 없는 듯 하니 돌아 가고 싶은 시절도 없는 다른..
그 시절 그 아이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했으면서 더도 덜도 말고 사십까지만 살고 싶다고 했었다. 그로부터 어언 하고도 벌써 40여 년도 더 지나버렸고 딱 그만큼만 살자고 한 날에서조차 20 년이 지나가려 한다. 그때 그 아이는 사십을 넘겨 더 사는 것이 지랄 같은 것일 거라는 것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