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아침 세수 때 좀 더 신경 쓸걸... 본문
내 삶을 풍부하게 해준 것은 여행과 꿈이었다 .
<영혼의 자서전> 니코스 카잔차키스
빵빵하게 각을 세운 책가방 속엔 언제나 서너 권의 소설책만 가득했었다.
하숙집이 하필 여자고등학교 올라가는 골목길에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었다만...
걸핏하면 낙제생이었던 놈의 핑계거리에는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 없어서라며
음악실에 가야하는 시간이 오후 수업 시작부터라 수업 받을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낙제생의 오전동안 교실 수업시간엔 늘 소설책의 책장만 파고 있었다.
비록 그때 읽었던 책 속의 내용은 겨우 한 두줄 기억으로만 남았을 뿐이지만...
근자에 다시 구해 읽었다만 내용은 도무지 기억으로 남아있지도 않고
특이한(마음에 드는)작가의 이름과 소싯적부터 마음에 들어하던 나라가(지금은 다소 사그라들긴 했지만)
그의 조국이었고 주인공이 좋아서 이름은 잘 기억하고 있는 셈이다.
살면서 자유로운 영혼이랍시고 지인들이 조르바처럼 사는 것도 같다더만
내 생각엔 택도 없지 싶고 그가 했다던 작가의 묘비명이기도 한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자유...글쎄 아무것에도 누구에게도 매여있지는 않기에 그냥...겨우 자유롭기는 하다고 할 수나 있을까...
지독한 놈 우스운 놈 미련한 놈
샤워하러 들어가면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들고 변기에 걸터 앉았다.
마지막 장을 덮었는데 30분 여 정도 앉아있었나 보다...
사람을 만날 약속을 한날의 아침 신경 써서 세수를 해본 적이 한참 된 것 같다...
임플란트...폐렴...달리다 배째라 퍼져버린 고물자동차...
좋은 일은 한꺼번에 오지 않는겐가 젠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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