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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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내사 뭐...

까미l노 2016. 8. 22. 00:07

정신 똑 바로 박힌 여성을 좋아한다지만

정신 똑 바로 박힌 여성이라면 쳐다도 아니 볼 

 

정신 줄 놓아버린 여자 아닌 다음에야 좋아할 구석 백에 한가지 정도 겨우 자존심이랍시고 움켜쥐고 사는 

다시 태어나고 싶지도 않거니와 좋았던 때가 없는 듯 하니 돌아 가고 싶은 시절도 없는

 

다른 이들보다 사랑도 헤어짐도 마이 해 봤을 

귀농 귀촌보다 더 깊은 곳으로 들고 싶은

 

버킷리스트에 남겨둔 길을 도보와 배낭여행으로 걷기 위해 아직은 일도 하면서 사는

숲에서 멧돼지와 눈싸움 기싸움도 하고 생태공예를 하면서 까마귀와 도시락 나눠 먹는

 

서울이 싫어 피신 차 제주도로 여행 왔다가 4년 째 머물고 있는

온갖 재주와 못 하는 게 없다지만 오직 돈 만드는 재주만 모자라는

 

식욕 물욕 명예욕은 다 버리고 내려 놓았으나 지랄같은 성욕만 귀찮게 남은

세상에 제 문패 하나 없으면서 침구와 침대는 참 좋았으면 하는 까탈스런

 

가족 같은 건 아예 없는 오로지 혼자인

그래서 소풍 끝난 후 떠나면 아무도 기억하지 말기를 바라는

 

 

문명의 발달이든 뭐든 과학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그래서 휴대폰보다 우표 붙인 편지가 더 좋고 편한

 

뱅기보다는 기차 타고 가는 여행이 더 좋은

해남 땅 끝에서 스페인 땅끝 피니스테레 절벽 끝까지 걸어서 가고 싶은

그래서 대한민국은 북한 때문에 아쉬워 하는

 

인생의 어느 시점엔 반드시 낚시를 해야 한다는 외국 글쟁이의 글이 있는데

인생의 어느 시점엔 반드시 여행을 떠나야 한다 라고도 하고 싶은

 

사랑하는 사람이 홀로 수개월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하면

비상금 두둑히 찔러서 기꺼이 보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

 

까칠하고 까탈스러워도 결단코 타인에게로는 향하지 않는 그런 놈인 나


세상에서의 서툴었던 내 삶의 모든 탓은 다 내 탓이었다고 믿는다.

과연 내 삶에서도 화양연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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