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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왜 사느냐고 묻거든 꽃 한송이 건네고 싶어서 산다고 그래라... 수 년 전 내 생일날 내가 사서 내가 주고 생일선물 받은 넘이 나였던 그 꽃 산길에서 세숫대야만한 곰취 한 장 집에 가져온 게 대 여섯 시간 후 시들시들해졌었는데 물에 담궜더니 구겨진 솜이불이 펴지듯이 포솨솨... 가운데..
링반데룽식 진주 떡볶이...고추장이 조금 많이 들어간 듯... 보조인 후배녀석이 계란 지단을 조금 넓게 썰어서 모양이 별로...다 버무리기 전 흔들지 마오 흔들면서 고목이기를 바라지 마시오 고목이기를 바라면서 미풍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탓하지 마시오 괜한 짓은 두어 번 하고 마시오 ..
세라믹이래나 뭐래나 좌우당간 고실고실한 밥과 노랑노랑하게 잘 눌은 누룽지를 만들게 해주는 밥솥인데 가득하면 열명도 먹겠다만 세 명 정도의 밥을 하는 게 편할 정도의 크기이다, 전체가 육중하게 무겁고 바닥 두께가 두꺼워서 쉽게 타거나 눌어붙지 않아 나의 경우 가장 연한 불로 ..
비내린다 여우같은 비가 내리다가 호랑이 장가 가는 날이 됐다가 다시 소나기가 내리고 무슨 침략자들처럼 안개가 몰려오더니 이내 쌀랑한 날씨가 반복 되어지는 변덕을 부린다. 여우비는 왜 이름이 여우비가 되었을까 변덕장이 같아서 그런 이름을 붙였을까 어릴적 비가 내리다가 잠시..
사무실 앞 아스팔트 바닥을 부지런히 기어가는 이녀석의 정체가 뭘까? 지렁이 같은데 주둥이가 귀상어처럼 생겼다. 게다가 지렁이는 몸통에 마디가 있는데 이녀석은 마디라곤 전혀 없고 그냥 매끈하다. 혹 어떤 동물의 몸속에서 나온 무슨 충일까? 오늘 다시 확인했는데 이녀석은 나무에..
때죽나무를 감고 올라간 마삭줄 덩굴나무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그런데 둘중 누가 여자일까?) 비 온다 어제랑 그제랑 그그저께도 오더니 오늘도 또 온다 그래도 싫지만은 않다 그냥 내일도 왔으면 시푸기도 한데 뭐, 아직은 참을만한 것이 눅눅보다는 촉촉해서이다 얼추 한 일 년쯤 됐나 ..
회사 근처 숲에서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숲 속 나무아래 있었던 매추리 집을 가져왔었다. 주변 나무들이 베어져 나가면서 그만 새집이 훤하게 드러나버렸던 것인 모양인데 화를낼 상황도 아니기에 다시 풀숲이 우거진 나무 아래에 가져다 뒀었는데 그만 잊고 한참을 지나버렸다. 새끼들..
어리석은사람들은종종여자를볼때어디를가장먼저보느냐는질문들을하곤하는데젊은사람들끼리좋아하는이성의외모선호도를물어볼때하는질문이겠지만마음이우선이란사람몸매를말하는사람눈이며가슴이며각자선호하는특정부위들을말하곤한다만결국우문우답아닐런가내겐물어본사람..
위험한 집착 한 친구의 해외여행길에서 찍은 사진을 퍼왔다 이녀석은 생긴 모습이 rls꼬리 장지뱀과는 조금 다르게 갑옷처럼 몸통과 꼬리부분까지 비늘이 덮혀있고 발톱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도마뱀 종류 같기도 하다 이주길노믜사랑 사무실 앞 숲에서 사랑을 나누는 달팽이들 참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