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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새벽을 향해 쉬엄쉬엄 밤을 도와 동으로 동으로 도망간다 그 바다 정동진 내려앉아 뜨는 해 보잤드니 나폴나폴 눈송이만 녹아드는 것을 내 눈에 뜬 달 경포대에 다섯개 여자의 가슴을 그리워하고 하조대 올랐드니 친구생각에 참으로 서글프다 설악을 이고지고 모퉁이 또 모퉁이 ..
반! 지금은 어드메쭘치서 서성거리고 있나? 생일날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허둥대며 걷는 어리석은 사내 하나.. 아니...어리버리한 무리들 틈에 끼여서 걷는 또 하나의 어리버리일테지만... 왜 사느냐고 왜 사랑 하냐고 왜 결혼 했냐고 왜 헤어졌냐고 왜 산을 오르냐고 물었던... 그..
더 이상 여행을 떠나기 싫습니다. 이제 그만 한곳에 머무르고 싶어서지요. 아주 오래도록... 당신만 괜찮다면 늘 말입니다. 얼추 만삽이나 됐을까 허리 한번 펴고 돌아보니 새벽입니다. 당신 머리맡에 있을 수 없을 바에야 뭐 한답시고 이러겠소... 사람고픈 봄날도 에지간히 지나갔을성 시픈데 섬진강 ..
비 내리는 날 뒷마당 남새밭에 수건 둘러쓴 채 쭈그려 앉아 바지런히 상추 뽑는 아담한 당신의 궁둥이를 훔쳐보고 싶어집니다... '성욕'이라는 제목을 보는 당신은 놀랠지도 모르겠지지만 내 속 숨긴 음흉한 희망을 당신이 알기나 하겠습니까... 무얼 그렸을 것 같습니까? 당신 궁둥이는 탐 낼만 한가요..
샘밭에 비 내린다 어디로든 가고 싶구나 어느 시인의 글인데 베란다 창문 활짝 열었더니 창틀에 부딪힌 빗방울 몇 날려든다 얼굴에 닿인 비 상쾌도 하고 멀리 제지공장 굴뚝 연기는 참 평화롭게도 오르네 새벽이다 잠자리에 들기보다 어디론가 가고 시퍼지누나...
개똥 같이 벌어서 정승 같이 쓸거나 정승처럼 벌어서(?)개똥 밭에다 쏟아버릴거나 스멀거리는 자존심 스스로가 못견뎌 먼저 되돌아 서는 뒷통수가 어찌 그리 초라하더냐... 하루는 괜히 눈물겨워 하늘 한번 쳐다보며 기쁨에 격해지고 오늘은 내가 못나 하늘에다 고구마 먹인다...
깬 아침이면 서둘러 창밖으로 귀를 기울여 본다. 이맘 땐 춘궁기라 그런지 간밤 꿈에 들었던 빗소리는 늘 현실로 아니 오고... 봄에 비가 오면 서둘러 거리로 나가고 싶어진다. 빗물이 튀어 오르는 여인의 맨 종아리를 훔쳐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철 이른 봄옷을 입은 여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