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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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지금가치사는사랑하는여자들

까미l노 2014. 8. 18. 15:36

 

 

 

세라믹이래나 뭐래나 좌우당간 고실고실한 밥과 노랑노랑하게 잘 눌은 누룽지를 만들게 해주는 밥솥인데

가득하면 열명도 먹겠다만 세 명 정도의 밥을 하는 게 편할 정도의 크기이다,

전체가 육중하게 무겁고 바닥 두께가 두꺼워서 쉽게 타거나 눌어붙지 않아 나의 경우 가장 연한 불로 오래도록 익히는 방법을 택한다.

 

근데 여자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생활력도(?) 강해 뵌다만 난 생활력 강한 여자 그닥 원치 않는 편이지 시푸다...

 

 

밥하기 귀찮거나 간단하게 커피 한 잔과 토스트로 아침을 먹을 때 선호하는 여자다...

 

이여자가 가장 요긴해서 주구장창 데리고 사는 여자인데

말도 잘 듣고 온순하고 전혀 대들지도 않고 착해 빠져서 사랑의 물만 주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직 나만 바라봐주는 여자다...

 

 

 

십자가 형상은 뭐...여자라고 하고 싶지는 않고...

 

 

돌처럼 단단한 오죽의 뿌리와 뿌리에 연결된 마디로 만든 목걸이와 피리

칼로 깎으려면 카터칼날 몇개는 족히 날라가고 손 마디마디 성한 곳이 없을 지경이다.

뽑아서 씻어서 말려서 자르고 깎고 갈아서 칠하고 다듬어 고리를 다는 한개를 만드는데 대략 일주일 정도가 걸리는 녀석들이다...

 

제각기 높고 낮고 깊고 얕게 둔탁하거나 날카로운 소리들을 낸다.

주문을 받아서 만드는데 만 원에서 수만 원에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