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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죽기 전에 볼 수 있을까? 울컥해질 따뜻한 밥상을 내가 복이 없었거나 스스로 복을 받을 노력이 부족했거나겠다 무릇 밥이라는 건 거룩한 것이 아니겠는가 정성이 가득한 따뜻한 밥상을 앞에 하면 절로 눈물이 흐르지 아니할까 평생 못 받아본 밥상 차라리 내가 그런 밥상을 차려주고 싶은데 받아먹을 친애하는 그가 없다 친애하는 그는 떠난 것일까 내가 보낸 것일까 내가 만든 나무 밥상에 나무로 깎아낸 수저에 나무를 파서 만든 그릇에다 내가 심어 키운 들풀로 만든 밥상 부지런히 가려했는데 바삐 가야지 했거늘 나란히 걷지도 않거니와 뒤따라 오지도 않는 친애하는 그대여 소풍 끝나는 날까지 그대를 그리워 하노니
그대 잘 지내는가 그때처럼 내 담벼락에 간간이 몰래 들렀다 갈 테지? 십 수년 동안 다녀갔으면 싶은 사람들을 위해 공개로 해뒀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길 바라지는 않는데 공개를 해둔 블로그이면서도 공개로 해뒀었다가 이익을(?) 본 기억은 없고 비공개였으면 괜한 오해나 억측은 당하지 않았을 것 같은 아쉬움은 남는다. 그때 수년 전 차나 한잔 하기로 했었던 게 좋은 사이로 지내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법했던 기회 같은 것이었지 싶은데 그대는 무슨 영유인지 곧바로 그냥 없었던 일로 하자면서 연락을 했었지? 언제나처럼 이유를 묻지도 않고 그냥 그러고 싶었나 보다 생각하고 넘어갔었다. 그런데 그대는 다시 또 무지막지만 표현으로 비난을 하더니 대뜸 "나한테 왜 그러세요?" 그랬다. 그러고는 언제나처럼 하고 싶..
한국 사회에서 유별나게 알려진 58년 개띠 한 학급 학생수가 100명이 넘어 두 반으로 나누어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누어 등교하기도 했었고 교실에서 촛불 밝힌 채 빡세게 공부했는데 졸지에 뺑뺑이 돌리는 세대가 되어버렸었고 군대생활도 극도로 혼란한 때를 겪어 남들보다 더 오래 복무하고 연중 가장 더운 때 하필이면 이런 때 태어나서는 오뉴월 한창인 풀 뜯어 먹는 개처럼 살아간다 좀처럼 들여다볼 일 없었던 달력을 휴가일 챙기다가 발견한 생일 그 참 오늘이 내 생일이었네? 생일날 미역국은 고사하고 김밥에다 누룽지가 하루 종일 먹은 생일밥이었네 도대체 생일 기념 같은 건 왜 만들었을까?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괜스레 꿀꿀하게 만드네 할 도리만 하고서 나 스스로 멀어져 버린 가족들 사랑이며..
평생이야 그랬겠냐만 유년시절부터 늘 혼자였기에 익지도 못한 늙었음의 지금도 혼자는 별 외로움도 불편함 따위 느끼지 않는다 노랫말에 있었던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라고... 나도 조금씩 홍시처럼 익어가고 싶었는데 여전히 떫은 채 점점 늙어만 가는 것 같다. 유년시절 언제나 골목에선 왕처럼 골목대장이었지만 해 질 녘이 되면 아이들은 모두 집으로 들어가고 여전히 나만 혼자 남기만 했었다. 집집 저녁상 차리는 달그락거리는 소리들을 들으며 외로움인지 고픈 행복에 대한 목마름 같은 것도 모른 채 가득한 딱지 묶음과 구슬 가득 채운 주머니가 쳐지는 바지만 계속 추켜 올리면서 다 늙은 지금도 그러하듯 불 꺼진 아무도 없는 집으로 들어서곤 했었다. 한 십 년이나 됐을까? 같이 살았던 시간 동안 많은 ..
으름덩굴 생태공예 이렇게 만들어 놓고 보니까 데이트하는 할배랑 할매로 보였다. 평생 처음일까? 아니면 처음으로 둘이서 시이소오를 타보면서 어떠냐고 묻는 할배에게 쑥스럽고 부끄러워서 고개 숙이고 외면하는 할매의 모습이 되어버렸다. 키만 훌쩍 큰 비쩍 마른 할배랑 밭일을 많이해 허리가 구부러진 지고지순한 할매 부디 저 할배가 평생 가부장적이었던 남자가 아니었었고 할매는 평생 무조건 순종만 하고 살지는 않았었기를... 그대 지금 곁에 누군가가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인가? 그대가 진정 아껴주는 사람인가? 버려야(?)하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아닌가? 코로나 때문에 온 세상이 뒤숭숭이다 얼마나 잘묵고 더 잘 살기를 바라겠는가? 그럴수나 있을까? 오늘이라는 이 오늘이 두 번 다시는 오지 않는 바로 그 오늘이 될 수..
이별에는 좋은 이별과 나쁜 이별이 있을테고 준비없이 맞게된 이별과 누군가의 눈에 눈물 흘리게 만든 이별도 있을 것이다 헤어질 거라면 좋은 이별을 하고 헤어질 운명이라면 차라리 스스로의 눈에 눈물이 흐르게 하는 이별이 먼 나중에라도 안타까움이 덜 하게 되리라 생각된다. 다양한 핑계와 변명이 있다손 이별하는 것보다 못한 만남을 지속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헤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이별도 있을 것이다. 나의 이별은 죽어도(?)헤어짐을 원치 않았던 사람에게 단 한 번 슬픔을 남긴 이별을 통보했었던 적이 있었고 상대가 먼저 내게 이별을 고할 수 있게 기다려 주었던 경우가 있었다. 상대가 먼저 고할 수 있게 해줬다는 이별이라는 표현이 다소 의뭉스럽긴 하지만 이별의 낌새나 예감 같은 걸 느꼈다거나 진심으로 사랑하지 ..
세상에 와서 단 한 번만 사랑을 한 사람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잘 생겼든 못생겼든 명예가 있든 유명하거나 극히 평범한 사람이든 세상사람 누구든 제대로(?)사랑을 한 사람이라면 정말로 사랑을 하는 사람이고 입 밖으로 내뱉었던 사랑에 대한 약속을 지킨 비겁하지 않은 사랑을 하는 사람이다 태어나서 단 한 번 오직 한사람을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처음 했던 사랑에 대한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고 다시 사랑을 하고 그 사랑에 대한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은 비겁한 사랑이 아니라고 해도 된다 사회적인 동물이어서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잘 기르고가 약속은 아니다 세상사람들에게 고하면서 혼인서약을 하고 누구에게나 인정을 받는 결혼식을 하고 가정을 이룬다고 사랑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사는 것일까? 한자식..
날갯짓으로 제 흔적을 지우고 날아가던 새들은 아주 오래 산 늙은 새들은 새들은 죽어서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 그 많던 새들은 어디로 숨어들어 죽을까? 새가 살던 집은 보여도 새들의 죽음은 보이지가 않네 지느러미로 흔적을 숨기고 사라지는 물고기의 눈으론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깜빡이지도 않거니와 눈동자도 움직이지를 않는다 해서 눈 높이를 맞출수도 눈맞춤을 할 수 조차도 없다 사람은 눈을 쳐다보면 슬픈지 행복한지 무심한 눈동자가 아니면 일 수가 있는데 물고기의 눈을 보고서는 도무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물고기는 늙으면 아마도 그냥 다른 물고기에게 잡아먹히는 것일까? 내게로 와준 사람이 참 고맙다 내게로 와줬던 사람이 내가 싫어 떠날 때까지 내게로 왔던 사람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아주 많이 죽을만큼 미..
무연 비의 무관심 무덤덤해지고 시시껄렁한 세상의 모든 것들 그래도 살아있으니 저쪽 보다는 이쪽이 더 나아서일까? 시간은 살같이 빠르게 흘러가고 나는 이제 드디어 그때 그토록 싫어했던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버렸다. 누가 나를 어르신이라고 불렀다. 누가 나를 할아버지라고 부르든 누가 나더러 늙었다고 하기도 전에 내 스스로 늙은이라고 칭해버리기 시작했다. 잘난 구석이 없어서일까 그냥 차라리 젊었을적 때보다 늙어져버린 지금이 홀가분하다 컴퓨터가 버벅거리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결을 봐야했었는데 그닥 중요치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냥 포기해 버리니까 그게 더 마음 편해진다. 점점 내 안으로만 들어가게 되는 나이일까? 그냥 좋아하는 일을 손에 닿인 채 멍하게 살아간다. 누가 나를 알아봐주지 않아도 그만 그때 그..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출세 권력 부 명예 뭐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서라도 인간이 가진 희망 욕망들 중엔 대게 네 가지가 있을 것이다. 범인들이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하려는 게 먹고 싶은 것을 먹는 행위가 가장 많을 것 같고 하고 싶은 것을 못하거나 더러 하는 욕망이 그다음이겠고 갖고 싶은 것과 가고 싶은 곳에 대한 갈망은 죽을 때까지 늘 가지고 살지 싶다. 실제로는 가장 쉬운 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일 텐데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스스로의 틀에 얽매어 하고 싶은 대로(?)하면서 삷지 못하게 되었을 것 같다. 이 저런 이유와 핑계를 만든 것은 스스로이고 그 틀 속에 갇히거나 크게 보잘것(?) 없는 같은 범주의 무리 속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다가 평생 하고 싶은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