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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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밥상은 울컥해야

까미l노 2021. 8. 14. 19:56

죽기 전에 볼 수 있을까?

울컥해질 따뜻한 밥상을

내가 복이 없었거나 스스로 복을 받을 노력이 부족했거나겠다

 

무릇 밥이라는 건 거룩한 것이 아니겠는가

정성이 가득한 따뜻한 밥상을 앞에 하면 절로 눈물이 흐르지 아니할까

 

평생 못 받아본 밥상

차라리 내가 그런 밥상을 차려주고 싶은데 받아먹을 친애하는 그가 없다

 

친애하는 그는 떠난 것일까

내가 보낸 것일까

 

내가 만든 나무 밥상에 나무로 깎아낸 수저에

나무를 파서 만든 그릇에다

내가 심어 키운 들풀로 만든 밥상

 

부지런히 가려했는데

바삐 가야지 했거늘

나란히 걷지도 않거니와

뒤따라 오지도 않는 친애하는 그대여

소풍 끝나는 날까지 그대를 그리워 하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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