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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몰래 다녀갔을 그대여

까미l노 2021. 8. 3. 22:57

그대 잘 지내는가

그때처럼 내 담벼락에 간간이 몰래 들렀다 갈 테지?

 

십 수년 동안 다녀갔으면 싶은 사람들을 위해 공개로 해뒀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길 바라지는 않는데 

공개를 해둔 블로그이면서도 공개로 해뒀었다가 이익을(?) 본 기억은 없고

비공개였으면 괜한 오해나 억측은 당하지 않았을 것 같은 아쉬움은 남는다.

 

그때 수년 전

차나 한잔 하기로 했었던 게

좋은 사이로 지내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법했던 기회 같은 것이었지 싶은데

그대는 무슨 영유인지 곧바로 그냥 없었던 일로 하자면서 연락을 했었지?

언제나처럼 이유를 묻지도 않고 그냥 그러고 싶었나 보다 생각하고 넘어갔었다.

 

그런데 그대는 다시 또 무지막지만 표현으로 비난을 하더니

대뜸 "나한테 왜 그러세요?" 그랬다.

그러고는 언제나처럼 하고 싶은 말 한마디와 단절의 행동만 남긴 채 끝이었고

오비이락이라고 했던가?

그럴 즈음 정확히는 그렇게 단절을 한 연후에 내 블로그의 글을 읽은 모여성이

호감의 댓글을 자주 달면서 잠시 글로서만 친근하게 지내게 되었고

좋은 감정이 오가는 대화까지 블로그의 오픈 댓글로 달렸었다.

굳이 숨길 이유도 없었기에 언제나처럼 모두 공개였었고...

 

그대는 다시 일방적으로 이전 헤어진 사이로 떠났으면서 언제나처럼

몰래 블로그가 글들을 읽은 후 다른 사람과 썸이나 있으면서 그대에게 추파를 던지는 사람 취급을 했었지?

 

변명이나 항변이란 것은 기회가 주어지거나 듣고 싶어 해야 가능한 것일 텐데

블로그의 댓글의 앞 뒤와 글이 올려진 날짜만 확인해봐도

그대는 나에게 그러지 않았어야 하지 않는가?

 

그대는 그런 식으로 세 번을 나에게 폭언과 입에 담기도 무색한 욕설을 하면서

어어? 무슨? 따위의 당황할 기회조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단절을 하고

수일이 지나지 않아 급구 사과를 하는 그런 식이었지?

 

술에 엉망으로 취했었다면서 그대는 힘든 일이 있었는데

나만 아무렇지 않게 편하게 지내는 것 같아 화가 났었다고 그랬지?

말을 해주지 않으면 도저히 내가 알 수 없을 그대의 가정사에

힘든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짐작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생리 때면 곧잘 밑도 끝도 없이 화를 내던 이유를 짐작하고 아무런 항변조차 하지 않았었는대

한 번도 그대는 내게 묻거나 따지지도 않았거니와 헤어지자 말자라고도 않은 채 떠나곤 했었지?

 

나보다 다른 사람의 말에만 귀 기울이던 그대는 어느 날 이상한 문자가 왔다면서

나에게 휴대폰을 보여줬었지?

나에게 향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욕설과 험담의 표현이었는데

그대의 말에 따르면 누군가 그대에게 귀띔해준 나를 향한 것이라고만 했었지?

누가 그랬는지 정말로 나를 향한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도 없이

그때 역시 난 그저 어안이 벙벙한 채 무슨 말이든 할 기회조차 받지 못했었다.

 

지금 이런 따위 글을 쓰는 이유는

무슨 소용 같은 게 있을까만 그냥 죽을 때까지 어? 왜? 뭐지?

그러고서 덮고 묻은 채 늙어가려니 조금은 그러저러해서 그런 거라네

 

아직도 이해 덜 되고 잊히지 않는 그대의 말 한마디 더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라고 했던 거 기억하는가?

어쩌라고?

미혼이었던 그대가 경험이 있었던 나를 구제해 준다라고 생각했었다는 것이었나?

 

결혼조차도 그대의 마음속에서만 스스로의 승낙에 달렸던 것이고

내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는 것이었지?

 

뭐 내가 잘 살아가라고 하든 않든 잘 살아가리라 믿는데

행여 사람과 사람의 인연에는 서로 간의 대화라는 게 필요한 거라는 걸 말해주고 싶네

 

다시 읽어보면 지우고 싶거나 고치고 싶을지 몰라서 그냥 쓰고 싶은 대로 쓴 글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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