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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밤 늦게나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믿고 3월14일 봄이 오고있는 휴일아침에 카미노 도보여행 팀과 서산의 상왕산 개심사 숲길을 걷기 위해 서울을 출발했다. 개심사는 언제가도 고즈넉하고 단아한 옛집 같은 푸근한 마음이 들어서 좋은 절집이다. 한서대 정문 옆을 지나 마을 사이로..
때 아닌지 맞는지모르겠다만 이 겨울에 세찬 비가 내린다. 서둘러 엉또로 달렸다. 한 여름에도 걸핏하면 말라있어서 여행객들을 실망시키곤 하던 엉또가 이 겨울에 쏟아져 내린다. 그야말로 떄 아닌 비에 놀라서일까 무스카리가 벌써 보라색 열매를 잔뜩 맺었다. 누가 내게도 내꺼! ..
평소 장이 약해 술과 우유는 아예 내가 마실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사는 사람이라 오늘은 똥에 관한 글을 퍼왔다... 흔히들 괄약근을 조이는 케겔 운동이라는 말들을 하는데 남녀 모두에게 필요한 운동이기도 하고 이것을 걸어가면서 하면 효과가 극대화가 된다. 내 경우엔 걸으면서 왼발..
가스렌지 위 무쇠솥에 보리차 끓는다. 뜨거운 김을 뿜으면서 내는 소리가 참 따뜻하다. 문득 창 밖을 봤더니 해무 잔뜩 낀 서귀포 바다는 수채화처럼 흐릿하고 어디론가 향하던 배들인지 무진을 기행하듯 둥둥 흘러다니고만 있다. 농장엘 다녀 오던 길에 부부인가 모자간인지 두사람이 ..
霧山請雨 惻慇之心 나이 들어 만나는 사람 사이에는 사랑도 애틋함도 배려니 자상함이니 경제적인 것들 그런 것도 다 필요하겠지만 가장 절실한 건 측은지심 아닌가 시푸다... 어리석은 소린지 모르겠다만 다른 건 하나 또는 둘 모자라도 측은지심이 없으면 상대방에 대한 애틋함마저 사..
살면서 자주 뒤를 본다 뭐가 캥켜서가 아니라 볼 일 보고나서 아예 씻고 닦고 말리고 다 하기에 캥켜할 일조차 없고 별 행운이랄 것 까지야 되겠냐만 뜬금없는 하룻밤 풋사랑 같은 게 어느날 생겨지더라도 택도 없는 표현이겠지만 각별한 사람이 생겨 사랑이라는 표현을 하거나 프러포즈..
맞다이제서야명확하게느껴지는것은세상에대한남아있을미련은분명없는게맞을테고어설픈기대같은것만몇조각남았을법한데그마저도내맘대로할수있을내몫은상당히동떨어진채내스스로도아주멀리와버린듯하니이쯤에서그딴기대의끈도놓아버리는게마음편할성싶다살아오면서사람을귀..
산티아고 순례길의 초입 첫 째날 프랑스령의 피레네 산맥을 넘는 곳에 있는 묘지인데 어느 나라 여행객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편안하게 잠 든 그 사람의 십자가 곁에 배낭을 걸친 채 풀밭에 드러누워 있으니 세상은 모두 평화였었다. 버킷 리스트라는 용어는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
어떤 타입의 여성을 좋아하느냐 여성을 볼 때 어디부터 보느냐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었을 게다 뭐, 외모냐 마음씨냐 경제력이냐 등등 묻는 사람에 따라 답을 하는 사람들마다 다 다를 것이고 여성에게 어떤 타입의 남자를 원하느냐 라는 말도 마찬가지겠지만... 묻는 사람의 의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