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부엔 까미노 (584)
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중국 트레킹 8] 2010년 4월 5일 만리장성 트레킹을 하는 날, 하늘 맑고 푸르다. 햇빛은 따사롭고, 기온은 약간 쌀쌀한 편. 아는 게 병이고, 모르는 게 약이라고 했던가. 오래전에 만리장성을 둘러본 적이 있었기에 그냥 성벽을 따라 길이 이어지고 계단이 이어지니 그 길을 쉬엄쉬엄 걸으면 ..
중국 트레킹 9] 2010년 4월 5일 눈앞을 가로막고 있는 성벽 길은 다 허물어졌다. 수백 년의 세월이 그냥 묵묵히 흘렀을 리는 없을 터. 모진 비바람이 부는 날이 있었을 테고, 거친 눈보라가 치는 날도 있었을 것이다. 햇빛이 타는 듯이 내리 쬐이기도 했을 테고, 음습한 안개가 산 전체를 품어..
[중국 트레킹 5] 2010년 4월 3일 건너편 협곡 위에 크고 웅장한 건물이 들어선 것이 보였다. 건물 옆은 낭떠러지다. 언뜻 보기에 호텔 같다. 저게 뭐냐고,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매표소란다. 협곡을 따라 외줄기로 나 있는 길을 걷는다. 길 폭은 점점 더 좁아졌지만 한 사람이 넉넉하게 지나갈 ..
[중국 트레킹 6] 2010년 4월 4일 어제, 롤러코스터를 타듯 내려온 그 길을 오늘 다시 버스를 타고 왕망령까지 올라간단다. 삶은 달걀과 죽, 빵으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버스를 타러 갔다. 어제는 버스에 우리 일행만 탔지만, 오늘은 현지 사람들 몇 명이 우리보다 먼저 타고 있었다. 그..
중국 트레킹 7] 2010년 4월 4일 버스 안에서 본 장례식 행렬 태항산의 구련산과 왕망령 트레킹을 끝내고 우리 일행은 북경으로 돌아가 만리장성 길을 걸을 계획이었다. 이제 힘들고 어려운 길 걷기는 끝났고, 만리장성은 쉬엄쉬엄 걸어주면 되리라, 이런 기대를 안고 남평에서 버스를 타고 ..
허연 부분이 문제였다. 쌓은 돌이 모조리 무너져 내려 디딜 것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상태가 어떤지 살펴보러 올라간 선발대. 사진을 찍으려고 폼을 잡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길이 없다고 알려주는 중이다. 오금이 저리다는 말, 생전 처음으로 실감했다. 이래서 오래 살고 봐야 한다는..
구련사 비닐봉지 안에 개나리가 들어 있다. 구련사 코앞까지 갔으니 절에 들르면 좋겠지만, 거기서 지체하다가는 일정을 제대로 마칠 수 없기에 우리는 그냥 먼빛으로 절의 겉모습만 슬쩍 쳐다보고 지나간다. 길은 외줄기로 이어진다. 그 길, 평지와 다름이 없다. 산 위에 걸린 길이건만 ..
난간이 없는 가파른 돌계단을 1시간 이상 올라가야 한다는 가이드 말을 듣고 처음부터 놀란 것은 아니었다. 산에 있는 계단에 난간이야 없을 수 있지, 그랬다. 한데 그 돌계단의 일부가 허물어져 위험할 지도 모른다, 는 단서가 붙자 상황이 달라졌다. 60~70도 경사의 돌계단에 난간이 없는 ..
북경서역(北京西驛)이었다. 우리는 신향으로 가는 고속열차를 탈 예정이었다. 역은 겉에서 보기에 규모가 엄청나게 컸다. 열차 시간이 넉넉하게 남아 역 앞에서 구경을 하겠다고 서 있는데, 한 쌍의 남녀가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 진하게 포옹을 하고 있었다. 어딜 가나 이런 남녀가 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