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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먹고 가렴, 먹고 가~ 괜찮다니까 먹고 가렴...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오색 딱따구리 부부를 기다려 벌레를 파먹은 구멍에 밥그릇 물그릇을 달아놓고 그들을 기다린다. 발바닥 감촉으로 흙 속의 아우성을 들으며 걷는 숲길 눈으로도 듣고 귀로도 보는 스토리텔링 숲치유 사람들의 눈을 피..
하루 두 번 맞 보는 가장 행복한 아침의 시간 나는 매일 숲으로 출근한다. 세상에서 이처럼 달콤한 열매가 또 어디 있으랴,' 비록 크기는 작지만 우리땅에서 자연적으로 살아가는 봄엔 새순의 나물이 가을엔 줄기에서 꿀 같은 생명수가 흐르고 높은 줄기 끝엔 달콤한 열매가 포도 송이처..
얘네들에게 징그럽다고 그러지들 마라, 지들 엄마가 들으면 떼거리로 쳐들어 올지 모르니까... 촘촘한 거미줄 같은 알집 속에서 애벌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무리 지어 살면서 천적들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벌레를 잡아먹고 사는 새들도 음식이 산더미처럼 쌓여..
해발고도 500--600--700 오르막길을 쉬엄 쉬엄 다 올라설 무렵 짙은 안개가 지척을 분간키 어렵게 하던 아침 출근길 도로 억새밭 가장자리 겁 없는 새끼 노루 까투리랑 메추리들 자욱한 안개가 고놈들 눈을 가렸다 딱 고만큼인 풍경들만큼이나 제 몸들도 가려질 것이라 믿는다 내 차 지근거..
북상하는 꽃들 재촉하던 봄이라는 넘 바지런히 올라 오나보다 그랬더니 이놈의 봄비 덩달아 신났나 보다, 숲에 안개마저 자욱하고 울음소리 맑던 새들 날갯짓도 간데 없이 숨어버렸구나 어제 달아놓았던 대나무 모이통 빗물만 고인다...
비 온다 봄도 따라 온다메? 봄비 앞서 북상했다던 엊그제 겨우 꽃망울 터진줄 알았는데 동백꽃이 동백꽃 꽃망울 그게 말이야 겨우내 움츠렸던 꽃망울 터트리더니 이내 시뻘건 모가지 댕강 부러져 잔설 남은 비 오는 숲에 툭 하고 떨어져 버렸다 이제 어쩌지? 꽃은 모가지 부러져 내리면서..
알람보다 늘 미리 깨어 버리는 옅은 잠 밭에 나갈 것도 아니라 하릴 없어 다시 잠을 청한답시고 밍기적대던 이불 속 새벽 얼핏 무슨 소리 들린 듯 싶었다만 늘 꾸던 개꿈이려니 서둘러 잠을 털고 긴가 민가 하는 창틀에 부딪히는 소리 맞네.맞다 북상하려는 꽃들을 밀어올리며 촉촉한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