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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지금 이맘 때 쯤... 해마다 봄빠람 나고 싶어질 무렵이면 섬진강이 그리워진다. 쏘가리의 국화꽃 무늬 나신이 떠오르고 도화와 매화의 환영으로 밤 새 뒤척이다 꽃잎 하나 둘 강물에 떠내려 가면 천리길 달려 달빛 아래 이화를 보러가야 하지 않나... 뒷집 순례가 어른이 되고난 후 나랑 골..
오뎅탕을 끓일려고 남새밭에 가서 무우를 잡아챘는데 쑤욱 할거라고 힘을 주어 잡아 당겼는데 어라? 쏙 하듯 빠진다. 이건 뭐 씨앗이 안 좋았던 것이라 이런건가 아니면 싱싱할 때 뽑지 않고 방치를 해서 무우가 늙어 쪼그라진건가? 시래기로 불리기도 하는 무우청은 무 꽁지 부분에 남은..
달팽이의 사랑을 지켜봤는데 나도 한정력 한다 떠벌리고 싶다만 이눔들에게는 기권이다...얘들도 하루짜리 계약이어서 왼종일 안 떨어졌던 것일까? 신도 주거꼬 사랑도 드디어는 거의 다 주거간다... 내가? 나는 아무짓도 안 했다... 그러지 말라고 그토록 애원들 하더만 하늘의 별도 달도..
술 좋아하는 인간과 술 안 마시는 사람 (유흥을 즐기려는 사람과 안 마시고도 끌려 다니는 사람) 술독에 빠지려는 잉간과 밀밭에서 취하는 사람 (인생은 오로지 술이라고 입에 침 튀기는 잉간이랑 혀 끝 한방울로도 좋음을 인정하는 사람) 술독에 빠져사는 잉간과 한 잔 술로 이야기를 마..
어느 담부락에 갔더니 추억에서 감정을 빼면 기억만 남는다고 쓰여 있길래 덧대어 마구 낙서를 해놓고 도망쳤다. 기억에다 망각을 억지로 덧대려 들면 상처에 앉았던 딱지조차 영원히 없어지지 않고 굳은 채로 남아 있을 거라고... 잊고 싶은 건 싫증나도록 기억해야 된다고 망각하고 싶..
옥황이 할배랑 염라 할배가 그랬다. 세상의 인간에는 단 두 부류가 있는데 부르기도 전에 오는 사람이 있고 불러도 버티다가 끌려오는 사람이 있단다... 나처럼 확인할 게 있다고 괜시리 얼쩡거리다 되돌아 가는 사람도 더러는 있었단다... 착했던 사람과 나빴던 사람이 있고 남을 해 하려..
만물의 개뿔같은 영장이라는 잉간들도 예전에는 종족본능을 위해서만 섹스를 했을테지... 본능의 의식은 완수했을지언정 잉간에게는 감정이란 게 있으니까 저눔들처럼 사랑행위가 채 끝나기도 전에 수컷이 암컷에게 잡아먹혀(암컷이 수컷에게 죽임을 당하든) 버렸었다면 지금과는 어떻..
나는 남보다 더 훌륭해질까봐(?) 노심초사 애 쓴다... 가만 내버려놔도 그럴 가능성 없기도 할테지만 행여라도 잘못되어져 훌륭해지기라도 하는 거 딱 싫다. 그래서 어릴적부터 줄곧 해왔던대로 꼴등 언저리가 딱 내게 어울리는줄 안다. 남보더 더 출세(?)할려면 남처럼 해서는 안 된다더..
왕벚꽃 동백은 활짝 피자마자 금방 지저분함을 보여서 꽃의 예쁨도 아름다움도 별로인데 그래서 빨리 제 모가지 부러트려 떨어져 내리는 것인지 모르겠다만 오직 처연함은 괜찮다... 봄이다... 오늘부터 시작이다. 쇠락하는 가을의 그림이 더 좋아뵈는 나는 그래서 봄... 이게 오기 시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