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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노루귀봄 산의 공주님 얼굴을 내 밀었나요? 인터넷을 뒤져보면 어디선가 공주님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가 봅니다. 겨울 산에서 만날 수 있는 노루귀의 아름다움은 사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찬바람이 여전히 쌩쌩한 산기슭에 이런 고운 꽃이 피어나다니요. 참으로 신기할 따름입니..
(변산바람꽃) 몰리에르는 인간의 위선과 허영을 풍자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그의 출세작은 1659년에 공연된 '재치를 뽐내는 아가씨들'(Les Priceuses ridiculs)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공연된 이 작품의 줄거리는 대강 이러하다. 프랑스의 어느 시골에 파리 귀족사회에 대한 동경으로 바람이 잔..
(만주바람꽃) 우리나라에 무슨 바람꽃이라는 식물이 열댓 가지가 된다. 그 중 여남은 종류는 바람의 신 제피로스 Zephyros의 여인으로 알려진 아네모네 Anemone속(屬)으로 바람꽃의 원조 가문이라고 할 수 있고, 변산과 너도바람꽃, 나도바람꽃, 만주바람꽃은 각각 다른 집안이다. 만주바람꽃..
봄이 오면 나도 모르게 ‘봄처녀’를 흥얼거리며 마음이 설렌다. ‘봄 처녀 제~오시네 ~ 새풀옷을 입으셨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뉘~를 찾아오시는고...’ 중년의 남자에게 꽃다발 안고 올 얼빠진 처녀는 없을 것이니, 산과 들에 피는 봄꽃이 봄처녀려니하고 위안을 삼는다. 봄꽃 중에..
머위 Petasites japonicus (Siebold & Zucc.) Maxim. 머위는 시골 동네 주변에서는 흔한 식물이다. 산에서 흘러나오는 작은 계곡 주변의 습한 땅에서 마치 사람이 잘 가꾼 야채처럼 무리지어 자란다. 머위는 이른 봄에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운다. 그 꽃차례가 마치 신부의 부케처럼 생겼으며, 그 꽃봉오..
얼레지는 하루에 세 번 모습이 변한다. 아침에는 다소곳이 꽃잎을 오므린 열여섯 소녀였다가 낮에는 꽃잎을 활짝 뒤로 열어젖힌 열정의 여인이 되고, 황혼 무렵에는 엘레지의 주인공처럼 슬픈 모습이 된다. 얼레지는 봄볕이 따뜻해지면 꽃잎을 한껏 열어젖힌다. 그 모습은 치마가 활짝 들..
봄이 무르익어 갈 때 산과 들에 온갖 꽃들이 피어난다. 농부들은 밭 갈랴 씨 뿌리랴 거름 주랴 하루해가 짧기만 한데 밭두렁 저편 숲속에서 봄바람에 살랑대는 꽃은 한가롭기만 하다. '깽깽이 같은 풀이로고...' 이 정황에서 이 풀의 유래설이 등장한다. 전통악기인 해금의 별명이 ‘깽깽..
털긴잎제비꽃입니다. 문헌에 나오는데 정확한 기제문이나 실체는 본적이 없습니다. 제비꽃의 표본은 건조시키는 순간 털은 날아가고 연약한 꽃 색은 변합니다. 긴잎제비꽃에는 꽃자루에 털이 없는데 털긴잎제비꽃에는 털이 빼꼭이 납니다. 지난번에 올린 성긴털제비꽃은 민둥뫼제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