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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겨울에피는 봄꽃들 본문
노루귀
봄 산의 공주님 얼굴을 내 밀었나요?
인터넷을 뒤져보면 어디선가 공주님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가 봅니다.
겨울 산에서 만날 수 있는 노루귀의 아름다움은 사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찬바람이 여전히 쌩쌩한 산기슭에 이런 고운 꽃이 피어나다니요. 참으로 신기할 따름입니다.
노루귀는 '안 갖춘 꽃'입니다.
꽃받침, 꽃잎, 암술, 수술을 다 갖추고 있으면 갖춘 꽃 하나라도 빠지면 안 갖춘 꽃이 됩니다.
제가 어릴적에 배울 때에는 못갖춘꽃이라고 하였는데 지금은 안 갖춘 꽃으로 부르는데
생각해 보면 좀 더 정확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루귀는 꽃잎이 없습니다.
하지만 꽃받침이 발달하여 꽃잎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어 모자람이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고운 노루귀는 당연히 충매화인데 벌, 나비, 파리, 딱정벌레가 꽃가루매개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루귀는 잎의 모습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영명은 liverleaf, 즉 잎이 사람의 간장 모양을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노루귀는 화색이 매우 다양한데, 지역적으로 혼재 되어 나타나기도 하지만,
어떤 지역은 청색의 노루귀가 우세하기도 하고 어떤 지역은 주홍과 흰색이 피어나기도 합니다.
한국산 노루귀속에는 3종류가 있는데,
노루귀, 섬노루귀, 새끼노루귀입니다. 새끼노루귀는 변이가 다양하고 학자들 간에도 이견이 많이 있는데,
논문[4]에 따르면 독립된 종으로서의 특징이 분명히 있다고 합니다.
새끼노루귀는 제주도와 남해안 도서지역과 대구를 포함한 일부 내륙에서도 분포하고 있다고 하는데, 전 아직 내륙에서는 본 바가 없습니다.
너도바람꽃
변산바람꽃과 너도바람꽃
사실 지금은 변산바람꽃의 시기입니다.
올 해 매서운 신년 추위 탓인지 봄 꽃이 늦은데, 복수초와 함께 가장 빠르게 봄소식을 전해 주는 아이가 바로 변산바람꽃입니다.
변산에서 최초로 발견 되고 그 모습이 바람꽃 속 식물을 닮았다하여
'변산바람꽃'이라 이름이 붙었지만, 엄밀히 말하면 바람꽃속 식물은 아닙니다.
바람꽃속 식물은 속명이 '아네모네(anemone)'이고 영명으로는 'windflower'로 불리워집니다.
바람꽃, 꿩의바람꽃, 회리바람꽃, 쌍동바람꽃, 들바람꽃 등은 'Wind flower' 혹은 아네모네라고 불리워 질 수 있는 바람꽃 식물이고,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은 너도바람꽃속(eranthis)속 식물로 우리 이름에 바람꽃이 들어가서 그렇지 학술적으로는 바람꽃과 상관없는 종입니다.
이 너도바람꽃속 식물은 아주 일찍 피어나기로 유명합니다. 변산바람꽃과 너도바람꽃이 피어난 뒤에야 비로소 바람꽃속 식물들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합니다.
변산바람꽃과 너도바람꽃은 꽃잎이 퇴화된 형태들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이고 꽃잎은 꽃받침에 둘러싸여 수술과 암술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 꽃잎의 화색은 변이가 좀 있는데, 흰색의 변이가 자주 관찰되기도 합니다.
또한 꽃잎의 최근에 풍도바람꽃이라는 이름으로 풍도에 자생하는 변산바람꽃을 아종으로 분류하여 학계에 보고된 적이 있는데,
이 꽃잎의 모양을 주요 특징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앉은부채
참으로 꽃같지도 않은 꽃이 앉은부채입니다.
육수화서의 앉은부채 꽃은 불염포로 덮혀있습니다. '불염포'라는 것은 포의 일종인데,
포라는 것은 원래 꽃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이 포의 기능을 극대화한 모습이 바로 불염포인데, 앉은부채나 천남성 같은 식물의 꽃이 바로 불염포로 싸여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앉은부채의 꽃은 마치 두터운 목도리를 두른듯이 불염포로 감싸여져 있습니다.
실제로 이 불염포는 보온성도 좋아서 불염포의 안의 온도는 바깥 약간 온도에 높습니다.
이 앉은부채의 영면은 스컹크캐비지인데 꽃에서 마치 스컹크처럼 고약한 냄새가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앉은부채의 꽃가루매개자는 연구에 따르면 주로 파리이며, 파리를 제외하고서는 모두 토양성 동물과 곤충들이라고 합니다.
역한 냄새를 피우며, 땅에 바짝 붙어 꽃을 피우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인 것입니다.
앉은부채의 불염포를 들여다보면 꽃들이 육수화서를 이루고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마치 그 모습이 도깨비망방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앉은부채도 매우 일찍 꽃을 피우는데, 그 덕분에 설중 앉으부채도 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1. 홍석표, 손재천, '한국산 앉은부채의 수분기작', 2003. 6, Kor. J. Plant Tax Vol. 33, No. 2, 169~179
2. 선병윤, 김철환, 김태진, '한국산 너도바람꽃속의 1 신종 : 변산바람꽃', 1993, 식물분류학회지 23권 1호 21p
3. 오병운, 지성진, '풍도바람꽃: 한국에서 발견된 너도바람꽃속의 1신종', 2009, 식물분류학회지 39권 2호 86p
4. 김지현, 이남숙, '노루귀와 새끼 노루귀의 이형효소변이', 한국생명과학회/식물분류학회지 Vol. 24, No.2, 79-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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