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드레퓌스의 벤치 (843)
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행복을 담는 소중한 날 되세요..♥ 라일락 향기 자네가 심어놓은 저 라일락 나무에서 꽃이 많이 피길 빌겠네. 자네가 심어놓았지만 꽃이 피면 모두가 즐거운 세상이 되는 법이니 말이야. 라일락 향기처럼 멀리 가는 꽃도 없을 거야. 담 너머로 라일락이 피어 있는 골목길을 걸어가면 가끔 꿈속을 걸어..
아를르의 여인 L'Arlesienne Suite No.2 전곡 연속듣기 3 악장 Minuet L'Arlesienne-Suites No.2 Bizet, Georges (1838∼1875 F.) London Festival Orchestra Alfred Scholz : Conductor
기다림의 시 글/ 이 정하 그대 기우는 그믐달 새벽별 사이로 바람처럼 오는가 물결처럼 오는가 무수한 불면의 밤 떨어져 쌓인 흰꽃 밟으며 오는가 그대 정든 임 그윽한 목소리로 잠든 새 깨우고 눈물의 골짜기 가시나무 태우는 불길로 오는가 그대 지금 어디쯤 가까이 와서 소리 ..
내가 길이 되어 당신께로 / 이정하 길은 내게 일렀다 이제 그만 돌아 가라고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돌아 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걸어 왔노라고... 길 위에 서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안 갈수도 없는 길이었으므로 돌아 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 왔고, 계속가자니 내가 이 길을 왜 가..
고슴도치 사랑 /이정하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소유하려고는 하지 마라. 그 소유하려고 하는 마음 때문에 고통이 생긴다.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 두 마리가 서로 사랑했네 추위에 떠는 상태를 보다못해 자신의 온기만이라도 전해 주려던 그들은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상처만 생긴다..
기다림 / 조병화 기다리는 게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비밀인가 가쁘게 목타게 살아가는 나날을 이어주는 숨은 지하수가 아닌가 먼 곳에서 아물아물 가물거리며 다가오는 듯한 기별 같은거, 소식 같은거 기다리는 게 있다는 건 얼마나 아련스러운 위안이랴 사방천지 모두 차단..
이외수 이 세상에 저물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누군가 그림자 지는 풍경 속에 배 한 척을 띄우고 복받치는 울음 삼키며 뼛가루를 뿌리고 있다 살아 있는 날들은 무엇을 증오하고 무엇을 사랑하랴 나도 언젠가는 서산머리 불타는 놀 속에 영혼을 눕히리니 가슴에 못다한 말들이 남아 있..
넥타이 / 나해철 그렇게 말고 이렇게 매듭을 묶을 수도 있다고 가르쳐주지 않았니 그 후로 그렇게 말고 이렇게도 인생을 묶으며 살아왔다 아니 늘 이렇게만 살았다 이렇게 묶을 때마다 네가 준 내 인생 때문에 사무쳐 목이 메인다
인생은 혼자라는 말밖엔 / 조병화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외롭다는 편지를 보내는 것은 사치스러운 심사라고 생각하시겠지요 나보더 더 쓸쓸한 사람에게 쓸쓸하다는 시를 보내는 것은 가당치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시겠지요 그리고 나보다 더 그리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그립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