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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울 밖으로 홍시들이 내려와 있어도 그걸 따갈 어린 손목뎅이들이 없는 마을 가을걷이 끝난 고서들에서 바라보니 사람이라면 핏기 없는 얼굴 같구나 경운기 빈 수레로 털털털 돌아 오는데 무슨 시름으로 하여 나는 동구 밖을 서성이는지 방죽 물 우으로 뒷짐 진 내 그림자 나, 아직도 세상..
정말 깨끗한 물이 될 수 있다면 그때는 내가 당신을 부르겠습니다 당신은 그 물 속에 당신을 비춰 보여주세요 내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세요 나는 허황스러운 몸짓을 털어버리고 웃으면서 당신과 오래 같이 살고 싶었다고 고백하겠습니다. -마종기-
이렇게 살다가 누구라도 한 번쯤은 자신의 세운 두 무릎 사이에 피곤한 이마를 묻을 때 감은 눈 속 따뜻이 밝히는 한 그루 젖은 단풍나무를 보리라 -이면우-
강에 가고 싶다 물이 산을 두고 가지 않고 산 또한 물을 두고 가지 않는다 그 산에 그 강 그 강에 가고 싶다 -정용택-
다가 자주 뒤를 돌아보게 하는 서른 번 다져두고 서른 번 포기했던 습관들 서쪽 마을을 바라보면 나무들의 잔 숨결처럼 가늘게 흩어지는 저녁 연기가 한 가정의 고민의 양식으로 피어오르고 -이기철
는 끝났다' --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사랑하는 나의 오빠, 언제 우리는 뗏목을 만들어 하늘을 따라 내려갈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나의 오빠, 곧 우리의 짐이 너무 커져서 우리는 침몰하고 말 거예요. 사랑하는 나의 오빠, 우리 종이 위에다 수많은 나라와 수많은 철로를 그려요. 조심..
'바 람' 지도 펴놓고 들여다보라 가고 싶지 않은가. 주왕산 월악산 덕유산 매화산 꺽정이 발길 따라 묘향산과 구월산 마천령 서쪽으로 백석 시인 살던 곳 가고 싶지 않은가 여량리 봉평리 문곡리 미천리 미치듯 미칠 듯 가고 싶지 않은가. 안나푸르나 강가푸르나 초오유 마칼루 칸첸중가 ..
강물에 빠진 달을 보러 가듯 새벽에 당신 사는 집으로 갑니다 깨끗한 바람에 옷깃을 부풀리며 고개를 수그러뜨리고 말없이 걷는 동안 나는 생각합니다 어제 부친 편지는 잘 도착되었을까 첫줄에서 끝줄까지 불편함은 없었을까 아직도 문은 열어두지 않았을까 아예 열쇠 수리공을 부를까..
을 끄지 않는다 / 윤수천 한 목숨 다 바쳐도 좋을 사랑 있다면 조금도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두려워하지도 말고 깊이 생각하지도 말아야 한다 시간은 항상 짧은 것 더 이상 서성거릴 시간이 없다 사랑의 열차를 놓치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한다 놓친 열차는 절대로 아름답지 않다 적극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