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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아프냐고 물으면 아프지 않다고 말 못 한다고... 외롭냐고 물으면 외롭지 않다고 말하진 않는다 내 외로움은 자처한 것일까? 나는 왜 쓸쓸함을 즐기나... 잠 못 드는 게 아니라 여즉 잠자리에 들지 않는 것이고 외롭거나 쓸쓸치 않은 게 아니라 그냥저냥 그 속에서 즐기는 것이라고... 누룽지를 예쁘게 만들었다 같이 먹거나 보여줄 사람도 없어서 이런 게 외롭거나 쓸쓸할 뿐이다. 또 누룽지를 만들었다 혼자 다 먹어치우지도 못 하고 쌓아두면서 또 만든다. 밥 하는 게 참 행복해서이고 뜸 들이는 냄새랑 소리가 참 듣기 좋아서다. 겨우 이딴 행복 밖에 만들 줄 몰라서이다... 근 한달만에 뜬 별이 참 예뻐서 새벽녘의 길 위에 섰다. 1-2-10-12 매일 하루에 두 시간씩 10km 만 이천 보를 걷는다. 얼마나 더 ..
행여라도 누구든 내게 왜 사느냐고는 묻지 마라 나는 평생 명예도 욕망도 없었으니 무슨 검증이나 털어 먼지 찾길 일 없다 하지만 나도 털면 먼지 꽤나 나오지 않겠냐만 이나마 되잖게 뜻한 척할 수 있는 건 신독처럼 나 스스로에게나 부끄러울 뿐 나 아닌 그 누구에게도 부끄럽진 않아서 그렇다. 쉽게 아무렇게나 다 내 탓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내 차의 뒷유리창에 붙이는 나만 볼 수 있는 내 탓 말고 나는 못 보더라도 내가 남에게 보이게 하는 다 내 책임이라고는 한다. 요즘은 걱정이 계속 늘어난다 떠날 때 부끄럽지 않게 보이고 싶어서일까? 떠나고 나면 창피스럽든 손가락질 받든 무슨 상관이겠냐만 행여라도 그딴 일 뭐 남겨질까 해서 이다지도 염려스러워진다. 나는 벌써 가 아니라 이미 사는 동안 즐겁게라든지 즐기면서 살..
새벽에 집을 나섰다. 공기도 신선하고 사람들도 없어서 좋았다. 도심을 많이 벗어나는 곳이 없어 길 생김새는 성에 차지 않지만 세 시간 정도 15km 남짓 걸었다. 친구가 그러더만 새벽에 미쳤다고... 잠이 오지 않아서는 아니지만 새벽이면 늘 눈이 말똥거리는 올빼미 타입이라 새벽에 걷는 게 참 좋다. 찬물에 샤워하고 잠자리에 드는 이게 내 행복의 거진 다를 차지한다. 늙어가면서 스스로의 몸뚱이에 누린내 같은 거라도 날까 노심초사하며 산다. 남자들이 나이 들어가면서 잘 안 씻는다는 이야기들을 하던데 나로서는 신기타 세 시간 걷고 들어오니 날이 밝아버렸다. 하지만 난 아무것에도 습관성 버릇은 싫어한다. 아니다 싶으면 즉시 고치려고 노력한다. 좋게만 볼 게 아닌 것은 아직도 내가 타인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서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