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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왜 사느냐고 묻지마라

까미l노 2020. 7. 10. 22:13

행여라도 누구든 내게 왜 사느냐고는 묻지 마라

나는 평생 명예도 욕망도 없었으니 무슨 검증이나 털어 먼지 찾길 일 없다

 

하지만 나도 털면 먼지 꽤나 나오지 않겠냐만

이나마 되잖게 뜻한 척할 수 있는 건

신독처럼 나 스스로에게나 부끄러울 뿐

나 아닌 그 누구에게도 부끄럽진 않아서 그렇다.

 

쉽게 아무렇게나 다 내 탓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내 차의 뒷유리창에 붙이는 나만 볼 수 있는 내 탓 말고

나는 못 보더라도 내가 남에게 보이게 하는 다 내 책임이라고는 한다.

 

요즘은 걱정이 계속 늘어난다

떠날 때 부끄럽지 않게 보이고 싶어서일까?

떠나고 나면 창피스럽든 손가락질 받든 무슨 상관이겠냐만

행여라도 그딴 일 뭐 남겨질까 해서 이다지도 염려스러워진다.

 

나는 벌써 가 아니라 이미 사는 동안 즐겁게라든지 즐기면서 살자가 아니라

왜 사는지도 모르면서 나름 열심히 살기는 하는데

왼 통 떠나고 난 후를 더 염려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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