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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강변을 걷다 두어 군데 차려진 낚싯대를 보곤 발길을 멈춘다 고기가 물었을 때의 휘청이는 초릿대와 힘겨루기 할 때 의 손맛 그리고 은빛 비늘 반짝이며 수면 위로 끌어올려지는 물고기 잠시 유혹에 빠져든다 참붕어 살고 있는 저수지 가까이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궁이 불 지피며 살고 싶기도 했는데 하릴없이 낚싯대 하나 드리우고 찌 올림에 설레며 새벽을 맞고 싶었는데 그저 그리움으로 남겨질 이루지 못할 사랑 같은 것이려니... 세준-- 무거운 절들은 살기도 참 잘한다 가벼운 중이 되어 떠나는 내게 그들은 핀잔 섞인 말들로 그렇게 살면 안 된다면서 사회성 결여라더라만... 나는 줄곧 결여된 인간으로 살았던 것일까? 내 생각엔 얼토가 당토치도 앟았었고 그들이 말하던 사회성이란 게 법을 떠나서 거짓과 자기 합리화 투성이..
길 위에서 멀리 최대한 멀리 돌아서 걷는다. 도심을 벗어나려면 차를 타야 되니 걸어서 외곽방향을 향해 무조건 걷는다. 야트막한 산들을 만나면 무조건 넘어서 걷는다. 백두대간을 할 때처럼 야트막한 산들을 계속 넘다 보면 오르내리막이 반복되는데 올라갔다가 다 내려와서 다시 오르막을 만나면 조금은 고역이다. 이곳에서는 아무리 빙빙 돌아 걸어도 하루 종일 40km를 걷기가 어렵다. 종일 그냥 걷고만 있으면 별 시답잖은 잡념들이 사그라들어 좋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걷는데 그러고 보니 미쳐 물 한 방울 준비하지 못했네... 산다는 거 참 고달프다 삶이 고달픈 건 사는 게 힘들어서도 버거워서도 아닌데 참 바보같이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고 그냥 그다지 당기지도 않는..
반항하던 청소년 시절 경전선 부산발 목포행 야간열차가 진주에서 밤 열한시경에 출발하는데 순천 도착하면 열두시가 넘는다. 그땐 무엇 때문에 그랬었는지 자주 야간열차를 타곤 했었는데 간혹 여자친구가 있었을 땐 응큼한 작전상 여행으로 택하기도 했었다. 요즘엔 천천히 달리는 비둘기열차도 없거니와 KTX는 느긋하게 즐기는 여행의 즐거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었는데 아마도 현대인의 빨리빨리 습관탓이려니... 가장 감명 깊었던 영화니 독서니 뭐 어쩌고 저쩌고 라고 묻는 일이 간혹 있었다만 나야 좀처럼 그런 경험이 없었는데 우연히 읽게된 책 한 권으로 인해 내게도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책이라는 게 하나 생겼다. 작은 집에서 사는 형편이다보니 이사갈 때마다 책 수십 권에서 많게는 떄론 백권도 넘게 버리곤 하는데 올해도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