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강물에 떨어지는 비 본문
아프냐고 물으면 아프지 않다고 말 못 한다고...
외롭냐고 물으면 외롭지 않다고 말하진 않는다
내 외로움은 자처한 것일까?
나는 왜 쓸쓸함을 즐기나...
잠 못 드는 게 아니라 여즉 잠자리에 들지 않는 것이고
외롭거나 쓸쓸치 않은 게 아니라 그냥저냥 그 속에서 즐기는 것이라고...
누룽지를 예쁘게 만들었다
같이 먹거나 보여줄 사람도 없어서
이런 게 외롭거나 쓸쓸할 뿐이다.
또 누룽지를 만들었다
혼자 다 먹어치우지도 못 하고 쌓아두면서 또 만든다.
밥 하는 게 참 행복해서이고 뜸 들이는 냄새랑 소리가 참 듣기 좋아서다.
겨우 이딴 행복 밖에 만들 줄 몰라서이다...
근 한달만에 뜬 별이 참 예뻐서 새벽녘의 길 위에 섰다.
1-2-10-12
매일 하루에 두 시간씩 10km 만 이천 보를 걷는다.
얼마나 더 오래 살아야 될런지 모르지만 내 다리와 발에게 늘 고맙다.
발 뒤꿈치가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워서 참 좋다.
해서 내 발과 다리는 하루 30-40km를
보름 이상 걷는 국토종주를 할 때도 물집 한 군데 생기지 않았고
덕택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던 내내 물집 같은 건 없었다.
물론 별 탈 없이 견뎌주는 내 육신에게도 무척 고맙게 여기지...
죽음보다 깊은 잠
산티아고에서도
국토종주 할 때도
산악회에서 종주산행을 할 때도
여전히 난 소풍 전날의 초등생처럼 설레어 잠을 못 이루었고
산티아고든 국토종주든 일정의 삼분의 일 정도를 소화한 후부터
겨우 조금씩 잠들 수 있었고 등산도 산을 다 내려올 때쯤
컨디션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는 지랄 같은 까칠한 사람이다...
내겐 평생의 꿈만 같은 희망사항일 뿐이고
소풍 끝난 후에나 그런 달콤한 잠 속으로 빠져들어 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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