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측은지심 (492)
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신작로도 아니고 그냥 흔하디 흔한 아스팔트가 갈대밭 사이로 완만하게 굽이진 길로 쉬엄쉬엄 달려갑니다. 뒤 따르는 차들이 없어서 이렇듯 한가로운 달리기가 되니까 마음조차 더 없이 평화롭습니다. 당진이라는 조그만 포구를 지납니다. 삽교라는 곳도 들어 보셨을 테지요... 어선 이..
반! 어제도 찾아 헤맸다네, 지쳐 쓰러질 때 까지 길 위에서 내려서지 않을 수 있게 될 희망을 찾아서 말일세, 어제도 걷고 오늘밤에도 어둠 속을 내쳐 걷다가 아침을 이어서 한 낮에도 계속 걸었네, 왜 걷느냐고 한번도 묻지 않을 당신이지만 그래도 그냥 묻지 말라고 이야기 하고 싶네 왜 살아왔는지 사..
연우야! 지금은 어드메쯤 서성거리고 있나? 생일날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허둥대며 걷는 어리석은 사내 하나.. 아니...어리버리한 무리들 틈에 끼여서 걷는 또 하나의 어리버리일테지만... 왜 사느냐고 왜 사랑 하냐고 왜 결혼 했냐고 왜 헤어졌냐고 왜 산을 오르냐고 물었던... 그랬다..어느 한 ..
돌고 도는 길을 따라 걷다보면 풍경들이 순간적이고 찰나적으로 눈에 들어왔다 빠져나가곤 합니다. 산과 물이 정을 나누듯 헤어졌다 만남을 반복하는 것은 결코 지루하지 않을 여정을 지속하는 것일 겝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심한 시선으로 다른 이들이 살아내는 필연적인 삶을 바..
발끝으로 은밀한 생의 봉인을 뜯을 수 있을까 ... 강바람에 내 전부를 나부끼며 그냥 걸었다. 나는 아직도 패배자의 고뇌로 부터 벗어나지 못해 숙여진 내 머리에 꽂힌 기를 뽑지 못하고 부끄러움에서조차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 길이 끝날까봐 조심조심 아끼며 걸었다.... 밤 사이 등..
잊고 지나쳐버린 지인의 생일을 축하한답시고 우체국을 들렸었습니다. 물론 서점부터 갔었지요... 예나 지금이나 공부 못하는 놈들이 책가방속 책은 무에 그리 많이 넣고 다녔던지요... 갖고싶은 책이 어찌 그리도 많던지 아 물론 우선은 읽고싶다는 변명을 함께 하면서 말입니다...
친구들 만나고 집에 도착해서 주차장 구석을 봤지...왜냐고? 혹시나 누가 날 기다리고 있지나 않을까 해서... 촉촉하게 내리는 비가 좋아서 차나 한잔 하자고 하지만 민망하기도 하고 멋적기도 한지라 미리 언질은 없이 그냥 무턱대고 기다리는 친구가 있지나 않을까 하는 괜한 기대로 두리번거려봤소....
오버 깃 바짝 세우고 역사를 총총걸음으로 나선다. 일찍 퇴근하면 룰루랄라~ 즐겁게 장을 본다. 뒤따 큰 베개 두개 김치 한 포기 (아줌만 나에게만큼은 배추꽁지 자르고 쭉쭉 찢어서 무게를 단 후 국물을 담아준다) 라면 다섯개 불가리스 두줄 대파 한 묶음 양파랑 감자도 각각 한 묶음씩 ..
늘 웃고 있어도 속으로 우는 자네 사실은 울고 있어도 웃는 나 보다 더 많이 외로운 것일 거네. 솔직하게 말해 놓고 돌아서는 자네 사실은 참고 있는 나 보다 훨씬 아픈 것이겠지. 많이 사랑했다고 하는 자네 사실은 적게 사랑하는 나하고 같은 것 아닐까 ? 하늘아래 땅은 어쩔 수 없는 그냥 땅이라서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