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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이 좋다가 아니라 선택의 폭은 그 뿐인 것을... 처음은 애초부터 없었으니 마지막이라도 내 것이 되기를 희망한다. 세상에 내 주소는 없고 노란 병아리 같았어야 할 곁의 사람도 없다. 나에게는 편이 없는 것 같지만 나는 누구의 편이 되어 줄테고 마음의 고향이 될 수도 있다. 비..
서귀포 민중각에 짐을 풀고 첫날밤은 아무 짓(?)못하고 그냥 잤다. 그냥 잔 정도가 아니라 평소 잠자리에 드는 시각이 새벽 두시는 되어야 했었거늘 밤의 제주도에서는 달리 오갈 곳들도 없고 그나마 나그네 술 한 잔 마실 재주도 없는 위인인지라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
2008년 9월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위해 파리 드골 공항으로 출발하려던 날에... 이제 딱 두 밤만 자고나면 꽤 먼 이국땅으로 간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그닥 찾는 사람이 많아서는 아니지만 신나게 전화기를 아웃 시키고... 여태 자의든 타의든 또는 의도한 것이든 아..
다시 제주도를 왔다. 무슨 사전 워밍업은 아니고 제주도민이 되기로 결정했으니 이사를 하기 전 이저런 여러 잡다한 것들을 좀 알아보기도 해야겠고 눈 쌓인 한라산을 오르고 싶어서 서둘렀다. 15일간 아예 서귀포 민중각에서 머물기로 해버렸다. 이리 저리 옮겨 다니기도 그렇고 ..
천민들을 위해 인도 정부가 만든 5천명이 한꺼번에 빨래를 할 수 있는 인도의 빨래터 '도비가터' 돌아올 구실이 없어 떠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여행 세상 모든 사람들은 많은 일들에 나중이라는 시간의 여유를 갖다 대는 변명을 한다. 언제나 많은 일들에다... 하지..
당신도 이럴 때 있나요 당신도. 아무도 모르는 곳에 있다가 사람들이 애태우며 찾도록 하고 싶을 때가 있나요. 별로 아프지도 않는데도 많이 아픈 척하면서 어리광 피우고 싶을 때가 있나요.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내 살아가는 이야기하고 싶을 때가 있나요. 아침에 출근하지 않고..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고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다,는 그녀 터좋은 산허리에 자리잡은 집에 아들과 산다, 하던 그녀 세상과 더이상 속삭이지 않아요, 라던 그녀 시간도 흐르고 구름도 흘러가니 '존재'가 더이상 무겁지 않음을 알게 되는 생의 이면 '다음 생엔 생..
깊은 밤이었다. 새벽이면 늘 커피를 마시는 버릇이 도졌다. 중독 같지도 않은 내 우울증은 마치도 아주 길게 생리통을 앓는 여자들의 그것처럼 주기적으로 찾아오는가... 밤바람이 유난히 쉬원하게 불고 지나간다. 이 한밤에 맨발로 베란다에 나가 서 있으니 강 어귀 전체가 안개에 둥둥 ..
'세상에 그대의 집을 짓지 말라' 인도 히말라야 방랑기를 쓴 '이지상' 이라는 작가의 말이다. 그래, 난 세상에 나의 집을 짓기는 커녕 아예 뿌리조차 없는걸 뭐, 아침형 인간이 잘사는 지름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야 원래가 올빼미형이라서 새벽이 되어야만 산린했던 마음들이 어디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