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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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리스본행 야간열차

까미l노 2020. 3. 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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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하던 청소년 시절 경전선 부산발 목포행 야간열차가

진주에서 밤 열한시경에 출발하는데 순천 도착하면

열두시가 넘는다.

 

그땐 무엇 때문에 그랬었는지 자주 야간열차를 타곤 했었는데

간혹 여자친구가 있었을 땐 응큼한 작전상 여행으로 택하기도 했었다.

 

요즘엔 천천히 달리는 비둘기열차도 없거니와

KTX는 느긋하게 즐기는 여행의 즐거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었는데

아마도 현대인의 빨리빨리 습관탓이려니...

 

가장 감명 깊었던 영화니 독서니 뭐 어쩌고 저쩌고 라고 묻는 일이 간혹 있었다만

나야 좀처럼 그런 경험이 없었는데 우연히 읽게된 책 한 권으로 인해

내게도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책이라는 게 하나 생겼다.

 

작은 집에서 사는 형편이다보니 이사갈 때마다

책 수십 권에서 많게는 떄론 백권도 넘게 버리곤 하는데

올해도 새책(?) 백권 정도를 이삿짐 핑계로 눈물을 머급고 버렸다.

 

와중에 아껴 남겨둔 책들 가운데 좋아하는 작가의 책 몇권이랑

바로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 이다.

 

이 책을 네 번쨰 읽었었는데

내용상의 기억은 둘째 치고 읽을 때마다 책 속으로 빠져 들어가곤 한다.

그렇다고 내용이 흥미진진한 뭐 그런 류의 소설은 아니다.

 

주인공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가는 듯

언젠가는 다시 가려는 듯

이라고 하는 이유는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걸었었기 떄문이다.

 

그곳이 주무대는 아니지만 책 속의 다른 주인공이 갔던 피니스테레가 기억 되어서이기도 하다.

조만간 다시 한 번 더 읽게 될 것 같고 산티아고 그 길 위에 다시 서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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