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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고즈넉하다는 표현 상큼하다는 표현 청량감 더울 때의 숲 속 추운 날의 숲길 다 있다 제주도의 숲 속에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계곡의 물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 울른도 다음으로 내라는 비의 양이 상당한데 왜 그런 걸까? 화산섬인지라 비가 아무리 많이 내려도 하루 정도 지나면 순식간에 모두 땅속으로 스며들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산수와 삼다수라는 물이 유명하긴 하다만 숲 속 숲길이 어디 관광지이던가? 유명 관광지처럼 사진이나 찍고 돌아서는 "나 거기 가봤다"라는 그런 곳인가 하루 또는 반나절 이상 오롯이 스스로의 두 발로 걸어서 발바닥과 눈길이 느끼는 곳 아닌가 나비치곤 자태가 참 늠름하지 않은가 비슷한 이름으로 산제비나비 긴 꼬리 제비나비 청띠 신선나비들이 있다 나비의 애벌레가 이렇게 귀엽게 생겼..
죽기 전에 볼 수 있을까? 울컥해질 따뜻한 밥상을 내가 복이 없었거나 스스로 복을 받을 노력이 부족했거나겠다 무릇 밥이라는 건 거룩한 것이 아니겠는가 정성이 가득한 따뜻한 밥상을 앞에 하면 절로 눈물이 흐르지 아니할까 평생 못 받아본 밥상 차라리 내가 그런 밥상을 차려주고 싶은데 받아먹을 친애하는 그가 없다 친애하는 그는 떠난 것일까 내가 보낸 것일까 내가 만든 나무 밥상에 나무로 깎아낸 수저에 나무를 파서 만든 그릇에다 내가 심어 키운 들풀로 만든 밥상 부지런히 가려했는데 바삐 가야지 했거늘 나란히 걷지도 않거니와 뒤따라 오지도 않는 친애하는 그대여 소풍 끝나는 날까지 그대를 그리워 하노니
그대 잘 지내는가 그때처럼 내 담벼락에 간간이 몰래 들렀다 갈 테지? 십 수년 동안 다녀갔으면 싶은 사람들을 위해 공개로 해뒀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길 바라지는 않는데 공개를 해둔 블로그이면서도 공개로 해뒀었다가 이익을(?) 본 기억은 없고 비공개였으면 괜한 오해나 억측은 당하지 않았을 것 같은 아쉬움은 남는다. 그때 수년 전 차나 한잔 하기로 했었던 게 좋은 사이로 지내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법했던 기회 같은 것이었지 싶은데 그대는 무슨 영유인지 곧바로 그냥 없었던 일로 하자면서 연락을 했었지? 언제나처럼 이유를 묻지도 않고 그냥 그러고 싶었나 보다 생각하고 넘어갔었다. 그런데 그대는 다시 또 무지막지만 표현으로 비난을 하더니 대뜸 "나한테 왜 그러세요?" 그랬다. 그러고는 언제나처럼 하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