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연서 (45)
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바람의 말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詩 / E.E.커밍스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내 마음속에 지니고 다닙니다) 한번도 그러하지 아니 할 때가 없습니다 (내가 가는 곳은 어디든, 그대여, 당신도 갑니다. 내 홀로 무엇을 하든 그건 당신이 하는 일입니다. 님이여) 나는 운명이 두렵지 않습니다..
그곳에 집착할 아무런 것도 남아있는 것은 아니오, 홀로 사는 남자라서 이 여자 저 여자 집적거리기(?) 위함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예전 싱글들의 모임으로 가는 게 훨씬 더 수월할(?)겁니다. 어찌하여 내가 그대에게 그런 몹쓸 인간이 되어버렸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지..
어릴적에 아니 청소년기 라고 해야 하나... 단 한 분 계시는 누나에게 늘 들었던 잔소리 " 너는 매양 그리 감상적이 되어서야 어떻게 살아갈거냐?" 글쎄, 잘 살고 못 사는 게 그 어떤 방법에 의해서 판단 되어지는 것인지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쩄거나 내가 잘 못(?)살고 있으니 아직도 감상적이..
이렇게 추적추적 비 내리시고 긴 주름치마 입은 당신 같은 고운 봄날이 오면 언제 한 번 당신을 초대하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연둣빛 이파리들이 떨어지는 빗방울들에 잘 맞춘 박자처럼 연신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하 이것 한 번 보세요 길섶으로 채이는 풀자락 아래에서 퐁당퐁당 물로 ..
연우! 먼길 가다 언제나 내 곁인 내 그림자의 안부를 묻고 세상에서 가장 느리게 그러면서도 아주 낮게 걷습니다. 언제나 내 화두는 "미안하고 고맙다"를 아무에게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숨어 살 수 있는 곳을 찾는 소풍 산그늘에 들어 부끄러운 얼굴일랑 가린 채 펑펑 울어나 ..
아침에 눈을 뜨면 무지로 된 블라인드 사이로 부챗살 같은 햇빛이 틈입해 들어와 침대 위를 그물처럼 덮는다. 그 속에 갇혀 미쳐 빠져나오지 못한 채 꽤 여러날 동안 허우적거리며 꿈틀거리기만 했다... 깬 아침이면 늘 서둘러 창밖으로 귀를 기울이게 되는데 마른 창틀에 먼지 냄새 일면 ..
한 남자를 사랑했네 솔바람 한 줌 같은 남자 그 바람의 울음 그 바람의 영혼 그 바람의 몸짓 한 남자를 사랑했네 산 같은 남자 바위 같은 남자 감잎을 좋아하고 동백잎을 좋아하고 붉은 꽃잎처럼 슬픈 남자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남자 노을빛 그리운 남자 - 권영분 - 한 줌 솔바람처럼, 사..
꿈....... 그리고 당신, 나는 여름 한낮의 햇빛이 비껴가는 느지막한 오후의 호숫가에 앉아 내 무릎을 베고 누운 당신에게 내가 그토록 좋아해마지 않는 J. G의 고혹적인 산문집을 읽어주고 있었어요. 당신은 나지막한 나의 목소리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당신의 저 드넓은 사색의 바다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