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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시거든 떫지는 말아야 할텐데 내가 더도 덜도 아닌 딱 그짝이다 자연인들처럼 산 속으로 가고 싶었다 오래 전부터 그래왔었다 갈 수 없을 이유 같은 건 원래부터도 없었는데 그런데 지금도 가지 않고 있다. 성격이 성향이 까탈스럽기 때문이다. 북망산에 이유 없고 핑계 없는 죽음 없다더니 스스로 온갖 핑계거리를 만들어서 미루고 살았다 돈이 모자라서 땅이 없어서 겨울이라서 땅뙈기 서너 평 살 수 있었을 땐 가고 싶지가 않아서 안 갔었던 것일까 가장 까탈스럽게 발목을 잡은 핑계거리가 화장실이네 늙어가면서 점점 씻는 것에 대한 까칠함이 도를 넘는 것 같다 유년시절의 기억이 생생하다 손이 얼고 터져 땟국물이 줄줄 흐르고 얼굴엔 버짐이 군데군데 연탄불 위에 세숫대야 데워 씻어야 하는 게 왜 그리도 싫었을까 지금의 내 생활..
조금싹 변해가는 모습들 처음의 열정이 식고 관심이 줄어들고 고마움이 일상이 되고 눈빛과 말투가 심드렁해지고 아름답게 보이던 것들이 시시해져버리는 결코 처음처럼 한결같을 수 없는 변하기 마련인 그것 친구 하나를 또 잃었다 삶에 시달려 놓쳐버린 그녀의 아리땁던 모습을 떠올린다 그애가 반했던 에전의 내 모습도 사라졌다 슬프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아마도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사랑했던 사실마저 잊게되리라 동무였거나 정인이었거나 잠시 함께 길을 걸을 뿐인데 보내는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 인연이 다했으려니 할일이다 나도 잘 아는 친구라는데 그렇구나... 더러 짐작가는사람들을 떠올려 보다가 예전 갑작스럽게 떠났던 아는 사람들의 면면처럼 삶이 그러하듯 미쳐 상상조차 못했던 이름일까봐 차마 더 묻지 않았다. 아주 잠시나마 행..
이별... 한 사람은 떠나고 한 사람은 남겨지고... 그래, 까이꺼 어차피인걸 차라리 더 낫다 싶기도 하다 이토록이나 빠르게 흐르는 시간 말이야, 지난 글 가끔 되돌아 읽어보니 잊고 있었던 사람들의 글이 보인다. 어떤 게 나은 것일까 라는 물음은 참으로 우매할 수도 있겠다만 기억에 남는 사람 잊혀진 사람 떠나는 사람 남겨진 사람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가끔 오는 소식 또 누군가 친구 한사람이 떠나는 모양이다. 병원에 입원 중이니까 아프다 떠나는 게 맞을테고 고통도 있었을게다 더 살고 싶어하지 않을 사람 뉘 있을까만 더러 이제는 그만 편안하게(?)떠나고 싶어할 사람도 있다던데 어쩔 수 없어서이든 선택의 폭이 조금의 여유가 남았다손 과연 그 친구는 남은 시간을 알게 되었을 때 다소나마 마음의 평안을 가지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