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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쓰잘데기 없어진(?) 시대

까미l노 2022. 5. 28. 23:27

필기구를 손에 질 필요가 없는 날이 계속된다.

요즘엔 워낙 컴퓨터로 주로 업무를 처리할 테니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도 그다지 필기구를 사용하는 일이 많지 않을 것이다.

 

손글씨...

글을 쓰는 직업인 사람들

급하게 기사를 작성하던 기자

한 자 한자 손으로 글씨를 쓰면서 원고지를 메꾸다가 파지를 수북이 남기던 소설가 등

아주 오래전에는 작곡을 하는 음악가들 역시 펜으로 떠오르는 악상을 수시로 적기도 했었다.

 

그 모든 것들이 이제는 전혀(?) 필요 없어지고 별무소용이 되어버리지기도 했다.

굳이 귀찮게 글이든 기록이든 펜으로 남겨야 할 이유가 없어져버린 것이다.

 

사람들은 직접 손으로 글씨를 쓰지 않으므로 모국어의 철자법이나 단어 같은 글씨를 조금씩 잊어가고

심지어는 휴대폰 속 저장된 가족이나 지인들의 전화번호도 손으로 쓰지 않기에

휴대폰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쉬 기억하지를 못한다.

손으로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건 굳이 뇌의 용량을 최대로 가동하지 않아도

기계가 기억을 도와주기에 종내는 그놈의 컴퓨터가 인간을 노예처럼 부리게 되거나

세상에 종말을 가지고 오는 건 아닐는지...

 

편지 한 번 써본 적 없는

편지 한 번 받아본 적 없는

우표값 같은 건 아예 관심도 없는

길가의 빨간 우체통이 많이 줄어들었거나 몽땅 없어진들 전혀 관심도 없는

앞으로도 편지를 쓸 일도 받을 이유나 받고 싶지도 않을...

 

쓸데없는 상상이거나 쓰잘데기 없는 일

다시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흔히 사람들은 언제 언제 어느 시점쯤 옛날로 돌아간다면?이라는 표현들을 하곤 한다.

몇 살... 어린 시절 등...

다시 과거로 되돌려서 활용했으면 하는 것들이 있을까?

 

단 한가지

밤새(?) 정성스레  손으로 글씨를 쓰고 우표를 붙여서 우체통 속으로 부치고

우편함에 꽂혀있는 하얀 사각봉투를 발견하는 기쁨의 시대로 돌아간다면

쓰잘데기 없는 기대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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