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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내가 만들지 못한 '드디어' 본문
강변을 걷다 두어 군데 차려진
낚싯대를 보곤 발길을 멈춘다
고기가 물었을 때의 휘청이는 초릿대와
힘겨루기 할 때 의 손맛
그리고 은빛 비늘 반짝이며
수면 위로 끌어올려지는 물고기
잠시 유혹에 빠져든다
참붕어 살고 있는 저수지 가까이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궁이 불 지피며 살고 싶기도 했는데
하릴없이 낚싯대 하나 드리우고
찌 올림에 설레며 새벽을 맞고 싶었는데
그저 그리움으로 남겨질
이루지 못할 사랑 같은 것이려니...
세준--
무거운 절들은 살기도 참 잘한다
가벼운 중이 되어 떠나는 내게 그들은
핀잔 섞인 말들로 그렇게 살면 안 된다면서
사회성 결여라더라만...
나는 줄곧 결여된 인간으로 살았던 것일까?
내 생각엔 얼토가 당토치도 앟았었고
그들이 말하던 사회성이란 게
법을 떠나서 거짓과 자기 합리화 투성이었고
오로지 이해타산적으로만 보였을 뿐,
내가 옳았고 정의롭고 그들이 틀리다는 건 아니다
다만 그들이 무거운 절이었고 나는 가벼운 중이 될 수밖에 없더라는 것일 뿐이다.
난 언제나 그런 무리들 속에서
가벼운 중이 되곤 했었는데 내게 향하던 핀잔은
무거운 절도 필요한 것이라고
나더러 그렇게 사는 건 잘못 사는 것이랬는데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나를 탓하려는 무리들 속에서 살기 싫었을 뿐,
내가 잘못 산 게 맞다고 느껴지는 건
나는 아직도 드디어를 이룬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고
아직도 난 언젠가는 이라는 내 안의 고통 속에서 몸무림만 치고 사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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