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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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개꿈 속의 기시감

까미l노 2020. 3. 3. 01:46

오늘도 설핏 들었다만 잠

이제는 포기했다만 

평생 죽음처럼 깊은 잠에 대한 바램이 있었다.

 

어차피 죽으면 썩어질 몸뚱아리고 살아 못잤던 깊은 잠 영원히 잘 터인데

이제와서 소원한들 뭐하랴,

 

여태도 비슷하게 살아오기는 했지만 요며칠은 유독

사업 운운했던 것과 코로난지 뭔지 하는 것 떄문에

생체리듬이 엉망으로 꼬여서였던지 평소보다 더 늦게 잠들기 일쑤였다.

 

내겐 없기도 하거니와 주제에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난 불면증을 믿지 않는데 몸을 다치거나 어쩔 수 없는 노환의 질병이 아닌 다음에야

무슨 무슨 증...중독같은 증세는 생각이나 스스로의 하기 나름이랍시고 아예 믿지 않는다.

 

그래서 좀처럼 트라우마 같은 것도 없다.

다만 어떤 것에 의해 크게 다쳤을 떄는 한동안 남아있기는 한다.

 

보통 사람들이 잠자리에 들었을 시각무렵

티비를 보다가 조리는 것 같아 작심을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기시감이 분명한데 어디였는지 왜어였는지 누구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평소처럼 잠이 들려면 꽤 걸리다가 얼핏 잠에 빠져들었난 보다...

 

팔베개를 해주고 다른 손은 그녀의 속옷 속을 스치려는데

오늘부터 시작이라고 한다.

황급히 손을 뺴면서 미안해 하면서 그만 잠이 꺠어버렸다.

 

잠이 꺤 것이 아니라 한참을 꿈인지 현실인지 헤매이다가

언제나처럼 이건 필시 꿈이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그곳이 어디인지

누구인지 왜 그곳에 있었던 것인지 기억 할수가 없는데

단 한가지 그녀의 몸에서는 여전히 빛이 나고 있었다.

 

벗은 몸에서 나는 향기와 광채를 그녀 자신도 모르는 것을

나만 느끼고 보여진다는 것은 아마 내가 그녀를 심미안으로 바라봐서였을까...

 

한참(?)그러다가 잠에서 퉁겨져나와졌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알 수가 없다.

기시감은 분명한데 기억할 수가 없디.

 

화장실이나 다녀올까?

조금 있으면 아침일텐데 그냥 일찍 일어나버릴까

이저런 궁리 끝에 아침에 꺠어 제일 먼저 하던 습관처럼 화장실부터 다녀온다.

 

불을 켜지 않고 그냥 캄캄한 채  화장실을 다녀오다

얼핏 진열장의 탁상시계를 봤더니 네시가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조금 더 잘까 말까 고민하다가 담베라도 필려고 식탁에 앉았다가

다시 시계를 자세히 봤더니 이런...

 

네시가 넘어가는 게 아니라 밤 열두시 이십 분을 지나고 있었던 것이다.

늘 그런다.

잠자리에 들어 한동안 뒤척이다 설핏 잠에 빠지고 조각난 꿈 같은 것들을 꾸다가

지독히 옅은 잠이라 금방 꿈이란 걸 알아채고서 깨어져버리는 싫기만 한 습관

 

 

오늘도 그랬다.

얼마만인가 그녀를 만난 것이

같이 걷다가 늦은 시간이 되어 어떤 집에 들어가서 잠자리에 들었던 것 같은데

(그녀였는지 아니었는지 도무지 얼굴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얼굴을 마주했다는 기억은 없다.

 

잠에서 빠져나와 화장실을 가기 전에 그 꿈을 다시 이어보려고 다시 잠을 청해봤었다.

누구였는지 어디였는지 아쉬워서 ...

 

이 새벽에 잠에서 퉁겨져 나와버린 중늙은이

여전한 주책일까?

아랫도리의 변화 때문에 개꿈이지만 기사감이 분명한 것 같아

그 꿈을 이어보려고 무진 애를 쓴 ...

 

왜 얼굴을 못 본 것일까?

대화를 했었는데 왜 목소리에 대한 기억이 없는 것일까...

개꿈 속의 그녀는 그녀가 맞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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