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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리셋버튼

까미l노 2017. 6. 25. 18:47



컴퓨터를 만든 인간이 신 보다 더 관대하다는 이야기를 언젠가 들었던 기억이 난다.

컴퓨터에는 리셋버튼도 있고 삭제버튼도 있어서 신 보다 더 관대하다는 뭐 그런 우스개 말


일견 동의가 되는 말 같기도 하다.

정해진 어느 시점의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잊고 싶거나 지워버리고 싶은 걸 버튼 하나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면야 얼마나 편하랴,


리셋버튼을 눌러 다시 시작해 보는 기분

그게 충전이었든 기분 전환이든 말이지...


별 준비도 계획도 없었는데 갑자기 떠났던 10 년 전의 긴 외국여행

마치 그 당시에 리셋버튼을 눌러 다시 시작하는 기분 아니었을까?


그땐 상상도 하지 않았었고 외국이라곤 백두산이 고작이었던 외국여행 경험을

내친 김에 평소 좋아했던 나라들로 돌아다녔으니 그게 바로 리셋버튼을 눌렀던 것 같다.


10년 지난 지금 다시 리셋버튼을 누르고 싶다.

나는 참고 있는 것일까?

포기하고 있는 것일까?


나이 탓인가?

내 앞 뒤 상황은 그 어떤 것으로도 별로 달라진 게 없는데

그땐 돌아오고서의 생각따위 하지 않고 그냥 떠났었는데

지금은 현재의 시간도 일도 왜 아까워 하는 것일까?


나는 나를 잘 아는데...

이러다 언제 리셋버튼을 누르게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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