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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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죽음에 이르는 삶

까미l노 2015. 1. 5. 11:57

 그 무엇이든  또한 다 지나간다.

그리고 다시 오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죽음에 이르는  병' 이라고 키에르케고르라는 사람이 쓴 책이었던가

아주 오래 전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내용이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 걸 보면 나도 죽음에 이르는 삶을 살고 있는 게 맞지 시푸다.

 

그 당시 친구들끼리 우리 딱 마흔까지만 살자 라면서 인생무상이니 삶의회의니 그딴 말들을 하면서

딴엔 암담했던 우리들의 현실을 비관하면서 염세주의자처럼 흉내 아닌 흉내를 내고 그랬었는데

스스로들 했었던 그 약속 까맣게 잊은 것처럼 어느듯 마흔으로부터 십 수년을 더 버텨냈으니...

 

한 친구가 내게 그랬다.

너는 삶에 애착이 있어서 오래 살거다 라고...

겉으론 피식 웃고 말았지만 속으로는 저으기 당혹스러웠었는데 왜 그 친구는 나를 그렇게 보았던 것일까?

그떄  친구들 사이엔 오래 살고 싶다거나 오래 살려고 노력하는 게 추해보이던 때 였기에 더 그랬다.

 

죽음이란 것은 전혀 알 수 없는 경험(?)이기에 시도를 해볼 수도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거나 공포스럽다고 하기에도 좀 그렇다.

전쟁 지진 등 천재지변의 극한 상황이거나 누군가에게 위해를 당해 곧 죽일 듯 괴롭힘을 당한다면 공포를 느끼는 것이야 당연하겠지만

그냥 생각 대화 같은 것으로 죽음을 논한다면 어느 누가 오래 잘 살고 싶지 죽음이 곧 공포라는 생각이 들겠는가 말이다.

 

그떄 내가 들었던 말은 여태도 나중에까지도 나에겐 그다지 해당시항이 없을 것 같은데

아니 오히려 늘 생각하면서 준비를 해야할 것 같은 강박관념 비스무리한 적은 있었다.

 

왜 다들 그렇지 않을까 싶은 것이 한세상 살고 떠난 사람 그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죽음으로 떠났든 그가 떠난 후

거창한 명예도 지위도 어떤 업적도 남기지 않은 바에야 그가 그런 사람이었어? ...라는

들키고 싶지 않고 알려지고 싶지 않은 것들이 행여라도 있을까 하는 조바심이 내게는 더 공포다... 

그래서 가끔 주변 찌꺼기 같은 것들을 정리 하고 그 누구와도 적대관계를 남기지도 만드는 다툼도 않을려고 애 쓴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사 죽음에 순서 없다는 말에 공감도 하고 어찌보면 다행스러운 것 같기도 한데

그게 아니라서 억울해 하는 사람들도 있지 싶은데 스스로가 아닌 타인들로 하여금 좀 더 오래 살아주었으면 싶다는 소릴 듣는 사람 외에도

귀신이라도 있어서 어서 잡아가 주었으면 하고 많은 사람이 바라는 사람도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죽음 

아프게 되어 의사로부터 시한부 삶을 통보 받은 사람 아닌 다음에야 그 누구도 날짜를 알 수 없으니

서서히 준비를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어렵지 싶은데 다행 시한부 삶이라도

그 날짜 동안이나마 아프지 않고 고통 없이 준비할 여력이 주어진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죽는다 산다...

아프다, 아프지 않다, 모릅니다
아프냐고 물으면 아니라 할수 있고... 아프지 않냐고 하면... 눈물 납니다.

언젠가 내가 누군가에게 한줄 안부에 보내져 온 답이다.

 

그가 내게 그랬었다.

딸에게 약속을 하기를  몰래 떠나버리진 않겠다고 ...

몰래 떠나는 게 남겨진 사람들에게 그 슬픔 오래가지 않고 덜 하게 될까 아니면

추스릴 만큼의 슬픔이 남겨지도록 서서히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게 나을까...

 

내겐 몰래 떠나버린 사람의 슬픈 기억도 있었고 이제 그만 떠나주었으면 하고 간절히(?)바랬던  고통스런 기억도 있다.

내 경우엔 몰래 떠나버린 사람에 대한 아쉬움 슬픔들이 잠시는 더 큰 아픔이었지만 차라리 빨리 추스릴 수 있어서 다행이 되던데

왜냐하면 그의 기억을 유추하면서 슬픔만 계속 되는 것은 아닌 좋았던 추억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어서였다.

 

남겨진 사람의 삶이란 떄로 이렇게 먼저 떠나버린 사람이 외로운 몫을 남겨주는 것일 때도 있는데

떠난 그의 마음이 내게 남겨진다면 얼만큼 긴 시간동안 지니고 다녀야 할까 잊는 시간이 빨라진다면 떠난 사람은 슬퍼할까...  

 

누가 내마음을 가슴에다 지니고 살고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