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강을 좋아하는 사람의 아픈 손 본문

연서

강을 좋아하는 사람의 아픈 손

까미l노 2014. 12. 19. 13:52

뜬금없이 시작된 산림청 숲해설가 직무교육에서의 청소년 폭력방지와 게임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프로그램 기획

 

 

 

 

내맘대로 만드는 오죽 단소 재료 선별과 다듬기 과정

 

때죽나무와 열매의 씨앗으로 만드는 목걸이 팔찌

자연 그대로 생긴 으름덩굴로 몽당연필 목걸이 만들기

 

 

 

나는 무얼 해볼까 궁리를 하다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가 만든 나무공예를 하기로 했었는데

오죽으로 단소를 만들고 그 뿌리로 열쇠고리 휴대폰고리 또 목걸이등을 만드는데 청소년들에게 잠시나마

컴퓨터와 휴대폰 중독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어서 시작했던 것이 이제 내 스스로가 나무공예에 중독이 되어 2년 째 만들고 있다.

 

떄죽나무와 제주 한라산 화산송이를 깎아 만든 목걸이

 

 

눈은 혹사 당하고 손과 발은 점점 더 게을러져 간다...

흐르는 강물처럼 계속 걷고 손을 혹사 시키면서 살아야 한다.

예쁘고 고운 손도 좋지만 무엇이든 만드는 손이 더 아름다워 보이고 건강한 손이다.

 

아이들이 공부와 컴퓨터 휴대폰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다른 놀거리 만질거리를 찾아줘야 하는데

세상에 태어나서 어른이 되기까지 온통 공부해라 단 한가지 말 외의 모든 것들은 오직 하지마라 밖에 없다.

 

오죽 뿌리로 만든 목걸이

멀꿀덩굴을 깎아 만든 목걸이

 

오죽 뿌리 부분으로 만든 휴대폰 고리

 

 

 

만져보고 만들어 보고 스스로의 손에 익어지는 녀석들에게는 컴퓨터보다 휴대폰보다 더 가까이 하게도 되리라 믿는다.

그러다가 목공예 작가가 되는 녀석들도 있을 터이고 조금은 다른 길이지만 조각가가 되기도 할 것이리라...

아이들에게 스스로에게도 창의성과 손재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만들어 주는 일...

 

열매는 아니지만 지나치게 빽빽하게 웃자라는 대나무 밭에서는 대나무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치이거나 휘어져 자라게 되는데

뿌리와 가지를 조금씩 솎아줘야 남은 대나무가 곧게 잘 자랄 수가 있다.

 

 

 

소나무를 휘감아 못살게 굴던 송악덩굴로 만든 내맘대로 십자가

 

 

 

간혹 빽빽한 대숲이나 공사중인 곳을 찾아다니며 재료거리를 구하기도 하는데 어제는 땅을 파다가 이런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공사했던 자리인지 쓰레기 버리던 곳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잡다한 부스러기들이 나오더니 깨진 병 주둥아리를 통과한 채 자라는 뿌리를 보게 되었다.

 

모진 인간들 세상속을 살면서 제 스스로 살아나야 하기에 숲에 버려진 병을 관통해서라도 제 뿌리를 뻗어나가던 모습이다.

깨진 부분을 무사히(?)통과했기에 다시 가지를 뻗어 두갈래로 갈라져 나간 것인지 두갈래로 자라다가 병 주둥아리를 만나

제 몸 뚜께가 굵어 한가지로 다시 만나서 통과하며 자란 것인지는 애매했었다만 아무래도 전자가 더 맞을 것 같지...

 

당신은 바다와 강 둘 중 어느것을 더 좋아하는가

바다가 더 넓으니까 엄마가...

강은 좀 작으니까 아이가 될까만 거꾸로 아이는 바다로 살고 엄마는 강으로 산다.

 

취향을 말하려는 것인데 젊은 사람들과 남자들은 바다 

나이 든 사람들과 여자들은 단연 강일 것이다.

어째서 그런진 모르겠는데 나는 오히려 어릴적 부터 강이었는데 강이든 바다든 둘중 선호하는 대상 말이지...

 

지리산 아래 아름답게 흐르던 강가에서 살아 초딩 때 일곱 번 빠져 허우적대다가 수영을 배우게 되고 엄청난 홍수도 보면서 자라고

강바닥에서 모래무치 자라 재첩 은어등을 잡고 소풍 때 그 강물을 그냥 마시면서 자란 기억이라서 더 강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때죽나무를 깎아 만든 남자의 거시기들

 

 

지연 그래도 꼬이면서 자란 으름덩굴 신기하게도 스스로 8자매듭 형태로 꼬였다

 

 

오죽으로 만든 단소와 작은 새끼 퉁소

 

 

 

이십여 년간 낚시를 하면서 섬이란 섬 저수지며 강이란 강엔 다 낚싯대를 드리워 봤었는데 마음 속에 아직도 자리하는 것은 민물 낚시이다.

나는 시퍼런 색의 바다가 싫다.

수영도 곧잘하고 바다에서도 꽤 오래 산 적도 있고 지금도 섬에서 살지만 왜서 그런지 끝끝내 강만큼 정은 들지 않는데...

내가 강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딱히 뭔지는 모르겠다.

 

딸들은 바다로 살고 엄마들은 강으로 사는데 강을 좋아하는 이유는 가만히 있지 않고 흘러가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강이 흐르지 않았으면 나는 어릴 때 이미 빠져 죽었을 것이다 강에서 수영놀이하다가 빠지면

십여 미터 정도 잘(?) 허우적거리고 나면 물살 때문에 아래쪽 얕은 곳으로 밀리면서 흘러나가기 때문이고 주로 그런 곳에서 놀았던 것이다.

주로 어른들이 하는 수영모습을 따라하다가 깊은 곳이거나 물살 센 곳으로 떠밀리면서 한참 허우적거리다 

깊이가 얕아지면서 물흐름 약한 곳까지 떠내려 가게 되는 것이었다.

 

오죽으로 만들어본 붓대

 

 

멀꿀 덩글나무로 깎은 아기공룡 둘리

 

으름덩굴로 만든 강아지 시츄

 

멀꿀덩굴로 만든 아기공룡 둘리의 무기 방망이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 돌섬 꼭대기 근처에 1인용 텐트를 쳐놓고 밤낚시를 하면 어두워지기 전까지 모르고 있다가

한밤중 바람이 세지고 소리 없이 파도가 일렁일 때면 갑자기 바다가 무서워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시커먼 색으로만 일렁이면서 내 발밑 아래로 밀려들어 오는데 금방이라도 덮칠 것 같고 푸른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착각이 들게 된다.

 

죽을 고비 세 번 정도 넘기고 낚시취미를 완전히 접어버렸는데 성격상 안 할거면 아예 다 안 하려는 더러운 성질머리 때문에

덩달아서 민물낚시까지 완전히 접어버려서 아쉬울 때도 많았다만 지금도 저수지가에 앉아

안개 자욱한 수면위 내밀고 선 빨간 찌톱 끄트머리에 앉은 고추잠자리를 바라보는 상상은 하곤 한다.

 

칠엽수의 열매껍질과 속알맹이로 만든 목걸이

 

으름덩굴을 깎아만든 할배와 할매의 시이소오 놀이

 

 

사람이 죽으면 강을 건는다는데 그 길은 어디로 향하길래 강을 건너는 것일까...

바다를 지난다는 말은 다른나라에도 없는 것 같고 유독 강을 건는다는 말만 있는 것 같아서 말이지...

 

강에 떨어지는 비 흐르는 강과 비를 좋아해서 우강

산과 강을 좋아해서 강산

높은 산이 아닌 깊은 산을 좋아하는 친구

비가 내리고 흐르는 강은 유구해야 하는데 인간세상엔 강처럼 아름답게 계속 흘러가는 강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연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연하며 살다  (0) 2015.05.25
아푸다... 자꾸 눈물이 난다...  (0) 2015.05.02
편지 그 두근거리던 기다림  (0) 2014.06.29
바람소리   (0) 2012.09.20
그사람 좋은 사람이기를  (0) 2012.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