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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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

아푸다... 자꾸 눈물이 난다...

까미l노 2015. 5. 2. 15:29

한밤에 날아온 글 한 줄

 

상현아!

아푸다...자꾸 눈물이 난다...

 

나처럼 늙어가던 어릴적 친구가 마음이 너무 아프다면서 글로 찾아왔다.

내가 있어서 고맙고 다행이란다...

 

누군가가 감언이설이든 완력으로든 저를 어디로 훔쳐가줬으면 싶다고...

단 하루도 살아있음의 행복을 느껴본 적 없었을 사람

 

많이 아프고 외로울 때 팔려고 내놨다가 아무도 거들떠 보질 않아 도로 거두어 들였던 초라한 내 영혼처럼 그도 지금 그런가 보다...

딱히 바라는 거 갖고 싶은 것조차 없는 삶 그거 부족함 없는 삶이 아니라 어느것에도 무의미해서

그 누구에게도 책임 없는 떠남 아니되고 실없지도 부끄러움도 없을 소멸이 되고 사멸이기를 바라는 사람

 

참 허허로운 그에게 안다. 내 다 안다 니를 내가  안다...그랬다...

아마도 울고 있었을 것이다...

니가 있어 고맙다고...다행이라면서...

 

서울 살면서 지랄가치 암울했을 적에 그 친구에게 글 한줄을 보내면서 나도 울었었다.

그냥 죽고 싶었는데 그러면서 니가 있어서 고맙고 다행이다 그랬다.

어떤 게 그런지는 모르지만 그냥 그렇다.

 

바라는 것도 해줄 것도 없는 사람들끼리 아프고 울고 싶을 때 부르면 대답해 주고 묵묵히 들어주는 사람이어서 그냥 다행이다...

 

 

                                                                                머리에 잔뜩 이끼를 이고 사는 숲 속의 돌맹이

 

 

주차장 한 가운데로 나온 달팽아~

넌 어디를 그렇게 부지런히 기어가니?

 

도와주려고 살게 해주려고 나뭇잎에다 들어올렸다.

놀라 잔뜩 웅크리며 동그란 껍질 집 속으로 몸을 말아 넣는다.

 

숲 속 수풀 사이에다 내려놓았다.

 

 

 

엄나무 새싹,산뽕나무 새싹,더덕 순,두릅 순,다래나무 순,

 

 

너는 사람들에게 발각되면(?) 금방 돌아가신다.

욺겨다가 큰 소나무 뒤편에다 숨겨 심었다.

 

다행 살아서 꽂아준 대나무를 타고 더덕의 덩굴이 잘 타고 올라간다.

내 손에 더덕의 향이 진동을 한다...

 

 

칠색의 새싹 순 나물과 나뭇잎 비빔밥

네 공기를 먹었는데도 배속이 금방 개운해진다...

 

 

 

 

 

숲에 둥글레들이 꽃을 달기 시작했다.

둥글레 뿌리튀김을 해봐야겠다.

 

조금 있으면 아카시꽃이 한창일테지,

눈부시게 하얀 아카시꽃 튀김은 예쁘기도 하다...

 

 

관중이 거꾸로 된 피라밋처럼 사이좋게 올라왔다.

 

 

 

 

 

 

                                                                          나뭇잎 속을 갉아먹고 돌아다니는 애벌레들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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