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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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미몽

까미l노 2007. 11. 22. 00:45

더 이상 여행을 떠나기 싫습니다.

이제 그만 한곳에 머무르고 싶어서지요.

아주 오래도록...

당신만 괜찮다면 늘 말입니다.

 

 

얼추 만삽이나 됐을까

허리 한번 펴고 돌아보니 새벽입니다.

당신 머리맡에 있을 수 없을 바에야 뭐 한답시고 이러겠소...

 

 

사람고픈 봄날도 에지간히 지나갔을성 시픈데

섬진강 꽃길엔 내일쯤 비님 내리실게고

겨우내 필사적으로 끌어안고 있던 것들도

한꺼번에 맥없이 다 잃어 혼자 꽃을 찾아 다니던 날

 

봄날 내내 꽃의 환영만 찾아댕기다

다들 그만 떠나버리면 그게 그냥 팔자려니 합니다.

 

 

하늘거리는 얇은 원피스 속의 메마른 당신 몸을

내내 뒤척거리게만 하는 새벽입니다.

 

살아왔던 날보다 더 나쁜 사람으로 살 작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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