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생일날 본문

링반데룽

생일날

까미l노 2007. 11. 22. 00:46

반!
지금은 어드메쭘치서 서성거리고 있나?


생일날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허둥대며 걷는 어리석은 사내 하나..
아니...어리버리한 무리들 틈에 끼여서 걷는 또 하나의 어리버리일테지만...

왜 사느냐고
왜 사랑 하냐고
왜 결혼 했냐고
왜 헤어졌냐고
왜 산을 오르냐고 물었던...

그랬다..어느 한 시점의 자리에서 내 건너편에 있던 지인은
한결 같은 물음으로 내게 왜...냐고 물었었지

난 한번도 제대로 대답을 한 적이 없었고 할 수 조차 없었다.
왜 냐고? 나도 잘 모르니까...

12박 13일 국토순례는 어찌 그리도 짧으냐...
스스로를 길바닥에 내팽개쳐진 마음으로 길 위에 나섰는데
미쳐 미쳐보기도 전에 추스릴 마음도 못 가눈 체 일정은 끝나버리고 말았었다.

그랬었어...
산 속에서야 그냥 앞을 가로막는 고달픈 이놈의 산을 다시 타고 올라서면 그 뿐,
길 위에서 가늠이 되던 하늘금을 계속 밟고 갈 수 있는데...
길은 나에게 그만 집으로 가라 하고...
지금은 잠시 길이 끝났음을 내게 통고한다.

8월3일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도 된다고 지난 해에 그랬는데
올해도 누가 대신(?)끓여주는 미역국도 없는 생일이 돌아왔어...
검룡소로 가는 길 위에서 눈 하나만 내어 놓고 난 생일날 미친놈 되어 허둥지둥 걷고있었어,

반!
오랬동안 휴대폰을 꺼 두었더니 찾는 사람들이 점점 적어져가네...
마음 참 편하이,
멍청하게 산다는 것
머리 속을 하얗게 비우고 싶었지만 아직은 극히 평범한 범인일 뿐인 사람인지라
속세의 울타리 속에서 그냥 미친 놈처럼 허둥거리며 걷고있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慕山請雨 링반데룽

'링반데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턱 없이 막막해지는 날  (0) 2007.11.22
겨울바다  (0) 2007.11.22
미몽  (0) 2007.11.22
성욕  (0) 2007.11.22
샘밭에 비 내린다  (0) 2007.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