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드레퓌스의 벤치 (843)
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오랫동안 나는 슬픔에 대해 생각해왔다 유독 내 슬픔만이 세상 끝까지 뻗혀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기쁨뒤에 슬픔이 오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어째서 슬픔뒤에 다시 슬픔이 남는지 납득할수 없었다 슬픔은 범속한 나뿐이 아니라 세상 이치에 두루 통해 있는 聖人들까지도 넘을 수 없는 壁으로 생..
독약과도 같은 당신을 만나지 말아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짧은 만남으로도 내 영혼을 송두리째 삼켜버린 사람 온 몸에 퍼져 드는 죽음보다 깊은 사랑 당신을 떠올리면 독약을 마신 듯 온 몸에 아픔이 퍼져옵니다 가까이 할 수도 멀리 할 수도 없는 사람 무슨 연유로 이렇게 만나 아파야만 하..
있으면 보고파서 괴롭고 없으면 외로워서 힘든게 사랑이었다. 어느덧 깊어지면 여러 이유로 아파야 했고 순식간에 멀어지면 허전함에 치를 떨어야 했다. 수많은 시간과 공간 속 내 삶 위에 겹쳐진 또 다른 삶들 나는 혼자 그림 그리고 있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
달 / 김용택 앞산에다 대고 큰 소리로 이 세상에서 제일 큰 소리로 당신이 보고 싶다고 외칩니다. 그랬더니 둥근 달이 떠 올라 왔어요. 음악, Lex Vandyke / Historia De Un Amor
꽃지는 저녁 / 정호승 꽃이 진다고 아예 다 지나 꽃이 진다고 전화도 없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지는 꽃의 마음을 아는 이가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꽃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너였구나 나무 뒤에 숨어 있던 것이 인기척에 부스럭거려서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슬픔, 너였구나 나는 이 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 날이 저물기 전에 서둘러 이 겨울 숲을 떠나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를 깨우고 말았구나 내가 탄 말도 놀라서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숲 사이 작은 강..
마음에 집이 없으면 저승도 가지 못하지 저승에 간 사람들은 다들 마음에 집이 있었던 사람들이야 마음에 집이 없으면 사랑하는 애인도 데려다 재울 수 없지 잠잘 데 없어 떠도는 사람 잠 한 번 재워주지 못한 죄 그 대죄를 결코 면할 수 없지 마음에 집이 없으면 마당도 없고 꽃밭도 없지 꽃밭이 없으..
허기(虛氣) / 천양희 너와 둘이 있을때 외롭지 않으려고 나는 너을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았다 갈 데 없는 마음이 오늘은 혼자 있다 그 시간이 길어지면 외로움이 더 덤빈다 그래서 밥을 많이 먹어본다 밥을 먹고 돌아서도 허기가 진다 허기가 지면 나는 우울에 빠진다 어느땐 우울이 우물처럼 ..
새와 나무 / 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