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드레퓌스의 벤치 (843)
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
붙잡아 둘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도종환 분명히 사랑한다고 믿었는데 사랑한다고 말한 그 사람도 없고 사랑도 없다 사랑이 어떻게 사라지고 만 것인지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에도 사랑하는 사람은 점점 멀어져 가고 사랑도 빛을 잃어 간다 시간 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은..
가렴 ...백창우 가렴 다시 세상이 그립고 두고 온 것들이 살아나 견딜 수 없을 때 그리고 가렴 그곳에서 너 다시 외로워지고 무서운 어둠 앞에 혼자 서게 될때 내가 들려준 노래를 기억하렴 네가 큰 추위 하나 남겨놓는다 해도 난 괜찮아 난 늘 혼 자 였 는 걸 오렴 오렴 사는 일에 지쳐 자..
그 사람에게선 ... 문향란 사랑하는 사람에게선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고 싶고 떠나는 사람에게선 가장 슬픈 그리움이고 싶습니다. 자고 나면 잊을까 두렵고 날이 갈수록 망각의 테이프를 두텁게 감을 것 같아 서러워 하늘 한번 쳐다보지만 무언의 입술로 또 한번 절망케 합니다. ..
11월 ... 오세영 지금은 태양이 낮게 뜨는 계절, 돌아보면 다들 떠나갔구나, 제 있을 꽃 자리 게 있을 잎 자리 빈 들을 지키는 건 갈대 뿐이다. 상강(霜降). 서릿발 차가운 칼날 앞에서 꽃은 꽃끼리, 잎은 잎끼리 맨 땅에 스스로 목숨을 던지지만 갈대는 호올로 빈 하늘을 우러러 시대..
돌아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이용채 돌아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나를 사랑한다고 다가오는 사람에게선 내가 물러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서면 그가 물러났다. 나에게서 물러선 그에게 다시 다가서면 그가 부담스러워 나를 피했고 내가 물러섰는데도 다가오는 이는 내가 피하..
새벽 편지...곽재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
마지막 편지 ...안도현 내 사는 마을쪽에 쥐 똥 같은 불빛 멀리 가물거리거든 사랑이여 이밤에도 울지 않으려 애쓰는 내 마음인 줄 알아라 우리가 세상 어느 모퉁이에서 헤어져 남남으로 한 번도 만나지 않은듯 서로 다른 길이 되어 가더라도 어둠은 또 이불이 되어 아픔을 덮고 슬..
마지막 선물 ...김현태 정말 나를 잊을수 있느냐고 그대에게 물어봅니다. 그렇다고, 이미 나를 잊었다고, 그대는 흔들림 없이 말을 하지만 나는 하루가 멀다하고 또 그대에게 달려가 다시 묻곤 합니다. 정말 나를 잊을 수 있느냐고... 사실, 잊지 못하는건 그대가 아니라 나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