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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이렇게 만들어서(?) 보니 과연 늙었긴 늙었구나 시푸다. 이건 자기애를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사람들이 휘둥그레진 눈을 하고 왜 그랬어요? 라고 표현하는 속뜻처럼 자해라고 해야 맞는 걸까? 일생 서너 번 박박 밀어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이 제일 시원한 기분이다. 절에 드가나? 교도소? 부터 심지어는 군대 입대한다고까지... 이제는 더 이상 염색을 하는 짓 그만할 심산이고 차체에 계속 박박 밀어서 이런 스타일로 갈까 생각도 해본다. 좌우지간 샤워할 때나 머리 감을 때 너무 좋다. 깎고 난 후에야 잘한 짓이다 싶긴 한데 사람이 사람을 얼마나 슬프게 만드는지 여전히 나는 사람으로 인한 슬픔과 분노를 다스릴 방법을 모르는 채 스스로만 괴롭히는 건 아닐까... 나는 뒷모습을 보이기를 꽤 싫어하는 편인데 박박 밀었..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호젓한 숲길 간혹 쇠살모사도 보이고 아직은 어려 사람이 두려운 존재라고 느끼지 않는 노루들도 다니는 오르내리막이 별로 없고 낙엽이 흙을 살짝 덮어 발바닥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의 숲속 오솔길 들어갔다가 걸어서 지나기엔 버거울 정도의 오솔길이 끊겼다고 할 정도의 깊은 숲이거나 걷기에 꽤 불편하지만 않으면 무조건 걸어보는데 걷기에 도저히 곤란할만한 곳이면 되돌아 나오면 그뿐, 꽃이나 플들도 사람이 덜 밟고 지나가는 곳이 아닌 곳에는 평소엔 접해보기 어려운 식물들이 자라곤 한다. 오늘은 노루발 꽃대가 지나가는 숲길에 피어 올라와있다. 옛적 사람들은 꽃의 이름도 참 재미나게 지었다 싶은데 이 꽃은 왜 노루발이라고 지었을까? 많은 이름으로 불리는 바람꽃들 가운데에는 홀아비 바람꽃도..
연 끈 떨어진 연이라는 말이 있다만 연이라는 게 없었으니 끈이 떨어져 하늘거리며 날아가는 연은 아니겠지만 끈이 떨어져버린 느낌이다 갑자기(?)싫어진다 숲에서의 일이... 내 스스로가 일이라는 게 싫어졌으면 좋으련만 타의에 의해 하던 일에 흥미를 잃어버려 그렇다. 타의라고 하고서는 스스로가 초라하고 비겁하게도 느껴진다. 살아오면서 매일 잠자리에 들 때마다 반성 아닌 반성을 하는 척이라도 하는데 초라하더라도 비겁해지지는 말자 그랬고 지존심을 상하더라도 추하지는 말자 그랬는데 지금 타인을 탓하는 게 핑계이고 변명 같으며 비겁해진 것 같아지기는 하다 그래도 핑계를 한다 순하고 선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사람은 왜 순하고 선하게 살지 않을까? 나는 악의도 없고 다른 누구에게도 해를 입히지도 않았고 누구보다 성실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