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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

저 저녁해처럼 죽어갈 수 있다면(#1)

까미l노 2007. 12. 8. 00:36

지는 해를 따라가던 날에 해가 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사멸하는 것들의 아름다움과 죽어가는 것들의 다행스러움을 생각하며

나도 저 저녁해처럼 죽어갈 수 있다면...

 

어느 작가의 책을 읽고서 30번 국도 끝을 찾아간 기억 저편

난생 처음 길동무가 생겨 동행을 하고 토말비 앞에 선다.

 

땅끝에 서서 더는 나아갈 수 없는 비석 앞에서 등 지고서 뜨는 해를 볼 수는 없는 곳이기에

저무는 저녁해가 서러울 수 밖에 없는 곳이다.

 

혼자서 노래를 부르며  걷는 길

끝까지 외우는 노래가 없기에 그냥 중간중간 생각나는 만큼만 가사를 읊조리며...

 

둘이서 말 없이 걷는 길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 신발코만 내려다 보고 걸었던 혼자 가던 길을

앞서가는 이의 등짐만 바라보며 허둥대며 걸어가는 길

 

그는 어디로 가려는 것이고 나는 또 어디로 가는 것일까...

 

 

 

 

 

 

Lake Of Shadows앨범중(The Flight Of The Earls) / Phil Coulter

새벽에 잠을 청했었다가  여러가닥의 

마치 꼬인 실타래 같은 온갖 꿈 속을 뛰어다니다

"편지왔어요" 라는 소리에 풀 수 있을 듯한 한가닥의 매듭을 붙잡았다가

애써 놓지않으려 뒤척이다 그만 꿈 밖으로 퉁겨져버렸다...

 

빈 집이 군데군데 안개 자욱한 강가에 흔히 볼 수도 있을법한

향기는 그다지 나지 않을 나리꽃 모양이었지 싶은데

보는 시각 거리에 따라 빛깔이 변하는 모습에 홀려 카메라를 찾는다고 허둥대던 기억만 남는다...

 

나는 사진에 별로 소질도 없거니와 훌륭한 사진기도 없는 어찌보면 문외한이나 마찬가지인데

큼지막한 카메라를 들고 망원렌즈 같은 큰 렌즈를 끼워서 연신 조리개를 움직이며 꽃이 색을 변하는 모습을 담을려고 했었다.

한때는 꿈은 흑백이다 라고 주장을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내 차를 시내 어디에서 봤었다고 여전히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라는 지인의 메시지...

그 차는 내 곁을 떠나게 된 지 꽤 되었다고 답을 하고서 다시 받은 ...

어디에 있든 무탈하게 돌아댕기라는 말에 그만 슬퍼진다...

 

나도 늙어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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